감사(感謝)와 사과(謝過)라는 말은 뜻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두 단어에 모두 들어 있는 사(謝) 자이다. 이 글자는 쏠 사(射) 자에 말씀 언(言) 변이 있는 사례할 사자이다. 말(言)을 활 쏘듯(射) 집중한다는 뜻이라 할 수 있다. 감사는 상대방에 집중해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고, 사과는 상대방에 집중해서 잘못을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활을 쏠 때 중요한 것이 줌손이라고 부르는 활을 쥔 손의 미는 힘과 깍지손이라고 부르는 활의 시위를 잡아끄는 힘의 균형을 잡는 일이다. 만약 활을 미는 힘이 잡아당기는 힘보다 조금이라도 강하면 활은 과녁 왼쪽으로 향할 것이다. 반대로 시위를 당기는 힘에 비해 활을 미는 힘이 약해지면 활은 과녁의 오른쪽으로 날아갈 것이다.
그래서 활을 쏠 때에는 숨을 멈추고 이 미는 힘과 당기는 힘의 균형을 잡도록 집중을 해야 한다. 145미터를 날아가야 하는 활시위를 당기기도 힘이 부치는 일인데 양팔과 아귀의 균형을 잡으며 당긴다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제법 오래 활을 하신 분들도 5발 한 순을 쏘면 꼭 1-2발씩은 과녁에서 멀어지곤 한다. 조선시대 무인들의 일기를 보면 오전에 20 순 그러니까 백발을 쏴서 모두 명중시켰다는 글들이 나온다. 백발백중이라는 얘기이다. 흉내 내어 20 순을 쏘다가는 어깨가 고장 날 수도 있는 힘든 일인데 그 모두를 과녁에 맞힌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다.
“감사합니다,”. “사과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지만, 이 말의 사(謝)라는 글자를 뜻대로 보면 활을 쏠 때 과녁에 집중하고 양발을 굳건히 해서 미는 힘과 당기는 힘의 균형을 잡듯이, 상대방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감사나 사과의 뜻을 전하는 마음과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균형을 잡아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간절함이 깃든 화살로 꿰뚫지 못할 것은 없다는 어느 시인의 글귀처럼 간절함을 가지고 감사하거나 사과한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사와 사과의 의미를 깨닫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건성으로 감사와 사과를 해왔다.
살면서 알게 모르게 주위의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 격려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고 혹은 추천도 해주어 그 덕에 지금의 내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분들에게 진정 어린 감사의 표시를 다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런 분들에게 기회가 되면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 할 텐데.. 그저 선물드리고 감사하다고 했으니 된 것 아닌가? 그리고 한두 번 자리에서 사과했으면 된 것 아닌가? 하는 얕은 생각을 자책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후회하고 사과하고 감사의 말씀을 전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가치있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며, 그것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마음을 열고 진실한 마음을 전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큰 행복을 위해 고마움과 미안함을 잊지말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