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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가렛꽃 Apr 29. 2016

꽃과 사람 그리고 그리움.

 꽃과 사람은 아름답기에 그립습니다.

눈부시게 핀 붉은 꽃을 보고 있자면

외할머니가 절로 생각납니다.

할머니는 유난히도 꽃과 사람 그리고 산을 좋아했지요.


봄꽃이 유난히 이쁜만큼

꽃을 보면 유난히 할머니가 보고 싶어 집니다.


밤에 봐도 저리 탐스런 영산홍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꽃 너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주니

 참 좋겠다'

옛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눈부신 영롱함에

괜스레 꽃에게 투정도 해봅니다.


봄바람 속에서

한없이

꽃을 응시하던

그 모습이 떠오릅니다.


는 봄에는 봄에 피는 꽃을

가을엔 가을꽃을 좋아했습니다.


봄을 알리는 흰 목련이 지고 나면

잔잔한 분홍빛 물결이, 그 자릴 대신했고


분홍이 지면 온 세상은 강한 초록이 됩니다.

초록을 견뎌내면


잠시 찾아오는

기분 좋은 바람결에

한결 한결 촘촘한

하얗고 탐스런 국화가 피었습니다.


할머니는 유난히도 하얀 국화를

좋아했습니다.

그 슬픈 꽃을 좋아했어요.


그러더니

마지막 가는 길도 탐스럽고 하이얀

국화꽃길을 잡을 새도 없이 갔습니다.


꽃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꽃과 사람이 지는 것을

유난히도 아쉬워했던


나의 커다랗고 따듯한 영혼은

그렇게 하얀 국화로 무덤을 만들었어요.


종종


그녀는 '새가 되고 싶다' 했습니다.


꿈 많고 사랑 많던 그녀는

시대를  잘못 만난 죄 밖에 없습니다.


사람과 꽃을 마냥 그리워하더니

영영

그리운 곳으로 꽃들에게 둘러 싸여 함께 했습니다.


오늘 밤도

꽃과 사람이  한없이 그리운 까닭은

쉬이 피고 지는데

피어있는 동안은 영원할 것처럼

찬란하게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꽃과 사람의 

그리움과 아름다움을

알려준 그 사람 덕분에

오늘도

그리워하던 사람도, 꽃들도

한없이 그리워져

벌써 지는 작고 연약한 꽃잎을  두 손 가득 모아

작은 꽃동산을 만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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