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의 회귀
외국어를 잊어버려도, 다시 그곳에 가면 어떻게든 되듯이.
글을 쓰는 법을 잊어먹거나,
그런 시간들을 잃어버린 날들이면
초조함에 휩싸여 호흡의 매 마디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겨우 배운 외국어를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잊어버리는 것처럼
이 또한 같을 거라 염려하였다.
그러나, 나의 이야기는
대부분 삶의 어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덕분이랄까, 그 탓이랄까.
나는 글을 쓰는 법을 잊어먹지 않았다.
슬프고 서러운 재능을 가진 나는
나보다 더 슬프고 더 서러운 재능을
가진 작가들을 부러워하고 동경하며
이 작고 연약한 재능에
먹이를 주어 키우고 있다.
나는 이렇게 평생, 때때로 글을 쓰게 될 것이다.
맞춤법도 무시해가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