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Summer -1 LA부터 콜로라도까지
글을 도대체 몇번이나 쓰고 지우는지 모르겠다.
처음 글을 넣은 여행기를 쓰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그림만 몇 개쯤 실을 줄 알았던 나는 적잖히 당황했다.
글 써본적도 없고.... 그래서 팔자에도 없는 글을 더듬더듬 쓰기 시작했다. 민달팽이마냥 단어를 뱉아냈다.
그렇게 쓴 첫 글은 무척이나 괴악했고.... 나의 예상대로 시간이 지나 흉물이 되었다.
그 뒤 그렇게 1년 쯤 미루니, 주위에서는 '너 전자책낸다고 하지 않았어?' 라며 묻기 시작했다.
그럴때마다 나는 얼굴을 붉히며 변명을 하고는 했다.
그리고 나서 이제서야, 4년이나 된 여행을 다시 되돌아 보며 이렇게 글을 쓴다.
나는 4년전에 1달동안 LA, San diego, Las vegas, Colorado를 다녀왔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엄마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엄마는 10년전 돌연 미국에 가겠다며 떠났고, 가정도 꾸리며 멋진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엄마를 만나기 위해 숙모와, 사촌동생과 함께 미국에 가게되었다.
그당시 나는 꿈 속에서 살고 있었다.
밴드생활을 했고, 만화게시판에 만화를 올리면서
사람들의 리플을 읽고는 했다.
나는 그게 좋았고, 가능하다면
이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었다. 그럴꺼라고 믿었고.
나는 예술가니까, 함부로 말하고 굴어도
모두 이해 할 거라 여기고
늘 과장된 행동을 하고는 했다.
그리고 엄마아빠는 미국에 있고, (그래서) 돈이 없어도 미국에 갈 수 있었다. 아마 당연히 여겼던 것 같다.
(비웃음을 띄고계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이런 상황에 놓여져 있는 23살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누구든 자의식 과잉이 되지 않겠어요? )
4년전 여행에 대해 쓰는것은 어떤 방면에서는 무의미하다. 생생하지도 않고. 날카롭고 생생한 여행의 감각을, 그 가장자리를 잘라서 뭉퉁하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이쯤되면 책을 만들지 않아도 좋을 이유1233594가지가 존재한다. 그것을 뒤로한 채,
이 여행기를 완성하고자 노트북을 켠 이유는 한 가지다.
그때의 기억이 (디테일은 제치고라도) 살아서 어떤 나를 만들었고,
그것은 어디에도 가지않고 나인채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나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은 곧 떠날나에게 친절하게, 또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인종과 국적을 불문한 사람들의 눈물과 웃음과 삶의 한 작은 부분을 만났다.
이걸 여행이라 부를 수 있는것인가, 라고 할 수 있지만 관광으로는 얻을 수 없는 수많은 가치를 얻었기에,
감히 이것을 여행기라고 분류해 본다.
23살짜리 건방지고 되바라지고 개념없는 이 아이는 여행을 하면서 많은것을 느끼고,
그 이후엔 꽤나 다른 인생을 살게되니, 가소롭게 여기며 봐 주시길 바랍니다.
생생했던 여행의 기억을 잘라서, 설탕시럽 좋았던 기억에 졸여 나온 기억의 통조림을 냈다고 생각해주세요.
덧붙여..
많은 여행기들 처럼 여행 꿀팁도 올리고 싶었지만, 내가 운전하지 않아서 기억이 안나고,
도로가 다 똑같이 생겨서 뭐가 뭔지 모르겠더군요.
스타벅스랑 인앤아웃만 알면
캘리포니아는 정복한것입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