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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색토끼 Jun 08. 2020

오늘의 날씨

날씨가 좋은 게

이리도 기분이 나쁘네요.


당신과 사랑에 빠졌을 때는

너무나도 춥고 시린 날씨들뿐이었죠.


당신이 떠나간 지금

벅찰 만큼 높고 파란 하늘과

불어오는 바람 속엔

꽃 향기와 풀 냄새가 묻어있고

그렇게 보고 싶었던

해지는 모습을 이제는 자주 볼 수 있네요.


날씨가 원망스럽긴 처음이에요.


당신과 팔짱 끼고 걷는 것도

힘들었던 그때의 날씨도


그대 없지만

이리도 맑고 청량하기만 한

지금의 날씨도


다 안타깝기만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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