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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색토끼 Dec 30. 2020

감사

고마워요.


당신은 나의 시이며

당신은 나의 에세이야.

당신은 나의 각본이고

당신은 나의 소중한 책 한 권이야.


당신의 예쁜 얼굴

빤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난 몸과 마음이 마비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요.


하지만 동시에 많은 것들을 떠올리도 해요.


반짝이는 별,

무섭게 휘몰아치는 거친 파도,

새하얀 메밀꽃밭,

어지러이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밭,

시멘트 벽 사이에 피어난 작은 민들레,

집안에 풀 냄새, 꽃 향기.


많은걸 바라지 않아요.


그저 내 옆에 그렇게만 있어줘요.

하루하루 늘 꿈만 같은 그 시간들이 거품처럼

사라질까 불안해하지도 않을래.


당신의 그 맑은 눈동자,

내 손을 어루만져주는 당신의 손길,

나긋나긋한 당신의 목소리.


모든 게 감사한 그저 바로 이 순간  

그리고 당신

난 그거면 돼요.


고마워요.

나에게 스며들어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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