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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ndy Garnet Jun 23. 2020

꼭 들어야 할 이야기는 언젠가는 듣는다.

양자역학과 넛지




그 말이 지금 꼭 필요하지 않아도 지금 꼭 중요하지 않아도 들어야 할 말들이 있다.

매트릭스에서 오라클은 네오에게 너는 '그'가 아니라고 말한다. 네오는 자신이 '그'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사람들에게 말하지만 모피어스는 그녀가 네오가 들어야 할 말을 했을 뿐이라고 하며 네오가 '그'라는 것을 확신한다. 네오는 여러 가지 과정을 겪으면서 '그'가 된다. 여기서 그는 인류를 구할 사람으로 구세주 같은 존재다.




오라클이 네오에게 넌 '그'가 아니라고 말할 때 오라클은 네오의 행동을 예측한다. 

"꽃병은 신경 쓰지 마~"

"무슨 꽃병이요?" 네오는 질문하면 두리번거린다.

곧바로 꽃병이 팔에 걸려 떨어져 깨져 버린다. 꽃병이 깨질 것을 예상한 것이다. 네오는 궁금해서 물었다.

"어떻게 알았죠?"

오라클은 이렇게 말한다.

"오~ 네가 지금 정말 궁금해야 하는 건... 내가 말을 안 했어도 꽃병이 깨졌을까?라는 거겠지"




오라클이 그 말을 하지 않았어도 네오는 꽃병을 깼을까? 오라클이 "너는 그가 아니야"라고 하지 않았어도 네오가 '그'가 되었을까?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나는 평소에도 자주 이런 생각을 하는 편이다. 내가 하는 행동과 말 생각이 어떤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말이다. 




양자역학.

과학자, 물리학자들이 고개를 흔들며 어렵고 현시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양자역학. 너무도 심오하고 혼란스러워서 해석조차 할 수 없다는 이 양자역학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 곁에서 계속 존재하고 발생하고 있다. 이 양자역학을 이용한 많은 가설들이 할리우드 영화를 만들어 내고 있고 스마크 폰과 보안등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명확한 설명이나 확실한 정의는 아직 없다. 




양자역학을 그래도 설명해야 한다면 아주 작은 영향도 그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 있다 라는 것이다. 당연한 소리 같겠지만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초 단위의 이야기도 분자 원자의 단위도 아닌 그 이하의 단위에서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일어나기 직전까지 모든 경우의 수는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 결과를 확인하지 않았을 경우는 그 모든 경우의 수는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그 결과를 확인할 때에 그 결과가 비로소 결정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오늘 출근을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순간순간에 따라 수많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 

닥터 스트레인져가 이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 한 가지 결과를 결정하였기 때문에 어벤저스는 승리할 수 있었지 않은가? 하지만 내가 결국 오늘 출근을 한다면 그 수많은 결과는? 분명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의미 없이 지나갈 테지만, 사실은 존재하는 결과인 것이다. 현실이 아닌 어떤 시공간 안에서 말이다. 

우리는 이런 개념을 기초로 한 영화들을 많이 보고 있다. 인터스텔라, 어벤저스 시리즈 등등

우리가 맞다고 믿고 있는 것들이 과학의 힘으로 틀렸다고 계속 밝혀지고 있는 이 시대에 양자역학은 미래를 열 수 있는 학문이기도 한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네오가 오라클에게 "꽃병은 신경 쓰지 마"라는 말을 듣지 않았다면 꽃병이 깨졌을까?

양자역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 결과는 알 수 없다. 모든 경우의 수가 존재할 테니까 하지만 여기서 맹점이 있다. 오라클이 건넨 "꽃병은 신경 쓰지 마"라는 말이다. 이 것을 결과에 대한 관찰로 볼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오라클은 결과를 이미 관찰하고 있었고 그 결과를 이끌어 내었다.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결과에 대한 관찰을 미리 할 수 있었지? 영화적 해석으로는 오라클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지만 또 다른 해석을 본다면 최근 많이들 듣고 있는 넛지 개념이 들어간 것이 아닐까 한다. 




넛지.

옆구리를 쿡 찌른다는 의미를 가진 넛지는 강압적이 아닌 간접적 부드러운 개입으로 원하는 결과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상대의 자존감이나 자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게 할 수 있다.




오라클은 이 넛지를 통해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결과의 값에 이르게 하려 했고 그것이 통한 것이다. 또한 네오는 자신이 '그'가 아니라는 오라클의 말에 반응을 하였고 이 것은 네오가 '그'가 되는 결과에 이르는 데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또 디자인을 하면서 수많은 과정과 순간 그리고 선택과 결과를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어떤 순간은 내가 한 말이나 행동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지만 어떤 순간에는 나의 작은 말과 행동을 후회하고 아파하기도 한다. 




꼭 들어야 할 말은 언젠가는 꼭 듣는다.




우리는 이미 들었을지 모를 이야기를 오늘 들었다. 아니 오늘 들었다고 생각한다. 

양자역학적으로는 오늘 들은 그 어떤 이야기를 우리는 매일 또는 자주 들었을 수 있다. 다만, 그 관찰의 결과가 오늘이었을 것이다. 오늘 들은 그 말은 우리에게 기쁨을 줄 수 도 있으며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당신을 '그'로 만들어 줄 넛지가 될지 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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