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전성기란 단어가 의미가 있을까
테일러 스위프트. 1989년 12월 13일생. 2006년에 데뷔한 18년 차이자 10개의 정규앨범을 보유한 팝스타이다. (3일 뒤인 4월 19일 11집이 발매된다.)
2023년 3월 17일부터 시작된 디에라스투어(The Eras Tour)로 전 세계 도시 곳곳에 엄청난 경제효과는 물론 본인 커리어 역사상 가장 파워풀한 순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연예인 최초로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고,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 중 노래와 공연만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최초의 뮤지션이 되었다.
언론에서는 그녀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과연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전성기란 단어가 의미가 있을까. 지난 18년간 쌓아온 수많은 기록들을 계속해서 갱신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컨트리로 음악씬에 발을 들인 테일러는 다양한 장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이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송라이팅을 놓아본 적이 없는 아티스트이지만 언론에서는 항상 그녀의 음악보다 사생활에 더 관심이 많았다. 유독 언론의 집중을 많이 받은 그녀는 한때 칸예 웨스트와의 논란 등으로 오래도록 상처받아 대중에게서 멀어졌던 적도 있었다. 그렇기에 최근 쏟아지는 테일러에 관한 긍정적인 뉴스들은 팬으로서 정말 기쁘다. 힘든 시기 속에서도 그녀는 항상 음악으로 이겨냈고, 모든 업적을 음악 하나로 이뤄냈다는 점이 참 멋있다.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지만, 30대 여자 솔로 아티스트가 계속해서 월드투어를 한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스아메리카나'를 보면 여성 아티스트로서 음악씬에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디에라스투어가 테일러에게도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 것만 같다. 이번 투어가 공식적으로 끝나도 또 월드투어를 하겠지만 에라스투어만큼의 긴 셋리스트로 이루어진 공연을 다시 하긴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코로나로 투어를 하지 못한 기간 동안 총 4장의 앨범이 나왔고 그래서 이번 투어가 더 축제처럼 느껴지길 원했다고 한다. 오랜 팬들에게도, 새로 유입된 팬들에게도 특별한 투어가 되길 바랐다고. 그래서 이번 투어는 셋리스트가 40곡이 넘으며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다.
2집 ‘Fearless’로 테일러 스위프트를 처음 알게 된 나는 그녀의 음악을 쭉 좋아하고 들어오면서도 그녀의 콘서트를 가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가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런던에 아델을 보러 가지 않았더라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년 6월, 디에라스투어 싱가포르 티켓 오픈 당일. 티켓마스터 창을 켜고 6시간 동안 대기했다. 다신 없을, 디에라스투어를 꼭 가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