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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새벽 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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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Sep 11. 2022

변명

해와

시를 한 편 낭송해보자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내일 오랜만에

함께먹을 점심이

체기처럼 불편했다


어릴적 필사해놓은 노트를

마지막장까지 넘기는데도

이 마음 대변 할 시 한소절

없을 줄이야


이윽고 책꽂이에 먼지쌓인

시집 한 권을 펼쳤다

지금 숙제처럼 넘기는 책장안에

그 시절 숙명처럼 붙들었던 활자들


필통안에 연필심은

부러지지 않은 것이 없고

책꽂이에 시집은 더 이상

손길을 기다리지 않고

빈 노트는 바래져

바스라질 준비를 하고


나는 

문득 놓고 온것이 떠오른 사람처럼

자리에 서서


이 삶 어디쯤엔가 떨군 것들에대해

생각한다


어느 시절이

소화되지 못한 채

체기처럼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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