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주 차가 되었고, 대한민국 대선이 끝난 지 4주 차에 접어들었다.
국민의힘 후보는 0.7%라는 아주 적은 차이로 당선되었다. 국민은 공적 이익에 충실히 봉사해온 후보보다는 사적 욕망을 위해 권력을 휘두를 개연성이 높은 후보를 뽑아주었다. 이제 와서 그런 후보를 왜 뽑았냐고 원망하고 싶지도 않고 결과를 분석하고 싶지도 않다. 인간의 욕망과 인지능력은 신기해서 권력을 사유화하고 부패한 정치인, 공직자들보다 별 쓸모없어 보이는 지방대의 봉사활동 표창장에 더 분노하기도 한다.
나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조금만 생각해보고자 한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서 일어난 전쟁이 나와 우리 아이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세상이다. 온 국력을 핵무기와 군사력 강화에만 쏟아붓고 있는 우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에게 선제 타격을 외치는 대통령을 뽑았으니, 비록 내가 표는 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나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소위 말하는 국제 질서와 방향성을 수십 년 이전으로 회귀시켰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지속된 Globalization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국제 분업, 금융자본의 국경 없는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유래 없는 장기 저금리, 저인플레이션 상황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증가하는 현상을 가져왔다. 비록 소득격차에 따른 부의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하지만 그것은 상위 1%의 소득 증가가 높았기 때문이지 중산층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글로벌 분업으로 물가상승률은 낮았고,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바뀌었다. 경제성장이 정치와 안보를 압도하던 시대는 끝났다. 냉전 이후 처음으로 국제정치와 안보가 경제 성장보다 중요한 어젠다가 되었다. 푸틴은 소련을 재건하고 싶어 하고, 시진핑은 중국몽을 꿈꾼다. 이에 독일은 재무장을 선언했고, 미국은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아직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이 늦어지고 있는 사이 에너지 가격은 끝없이 상승하고 있다.
이제 다시 에너지 안보와 식량 안보가 각국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재편은 필연적으로 에너지, 식량, 상품 가격을 올릴 것이다. 가처분 소득은 감소할 것이고 이는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와, 빈곤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중산층은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당선자는 사드를 설치하고 쿼드에 가입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북한이 아닌 중국에 대한 견제를 노골적으로 강화하는 것이고, 가장 큰 대 무역흑자국인 중국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와 경제적으로 치명적일 것이다. 대 중국 동맹에서 미국에게 일본보다 중요성이 낮은 한국은 군사 동맹에 참여하더라도 일본 아래에 위치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안보상황에서 새로운 행정부가 세련된 외교를 펼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예전 MB정권처럼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수준의 레토릭 정도일 것이고,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 같은 병크가 계속될 것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인접국가인 북한과 긴장이 높아지고, G2인 중국과도 마찰이 커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끊임없는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적어도 한동안은 코스피보다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