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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 한국학자의 세계여행기: 엘레나편 (독일)


▷ 한국은 내 행복바이러스 


 


엘레나: 한국에 대해서 잘 몰랐거든. 하지만 유럽에도 팬데믹이 닥쳤고, 일터에도 가지 못하고 꼼짝없이 집에만 있어야 했잖아, 그때 우연히 한국 드라마를 봤고 한국과 사랑에 빠졌지. 


 


나: 하하, 그랬어? 


 


엘레나: 응! 나는 유럽밖에 몰랐고, 유럽 문화나 역사에만 관심 있었거든, 그런데 한국 드라마를 보고 새로운 세상이 있단 걸 알게 되었어. 내가 아시아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무지했다는 것이 부끄러워 졌어. 남편은 페루인인데 그는 학교에서 유럽에 대해서 배운다고 하더라고, 너는?


 


나: 한국에선 세계사라는 과목이 있어서 한국 사람은 유럽에 관해서 기본 적인 것은 알아. 유럽은 안 그런가봐?


 


엘레나: 안 그래. 여기서는 아시아에 대해서 잘 가르쳐주지 않아. 한국에 대해서 언급한 내용도 있었던 것 같지만 나는 역사과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그래서 전혀 알지 못했어. 그런데 드라마를 보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많은지 몰랐고 재밌는 것이 많은지 몰랐고, 그렇게 긴 역사를 가진지도 몰랐어!


 


나: 그러니? 그런데 너는 한국 드라마의 어떤 점이 좋았어?


 


엘레나: 오우! 그건 너무 많아. 그것을 한꺼번에 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 나 좀 생각해 볼게. 


 


며칠 후 그녀에게서 길고 상세한 답변이 왔다 그리고 통화도 했다.



친구가 다니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엘레나: 한국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는 그 전에 내가 봤던 영화나 드라마는 이야기가 없었어. 남녀 주인공들이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서사가 없었던 거야. 쉽게 사랑하고 바로 키스하고 관계를 해. 나는 그런 것이 만연해서 원래 그런 건 줄 알았어. 그런데 한국 드라마를 보니까 남녀 주인공이 키스 한 번 없이도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것이 느껴지더라고. 그 눈빛에, 목소리에, 또 행동하는 것에 말이야. 그런 것을 보면서, 저런 것이 사랑이구나. 우리네 콘텐츠에 빠진 것이 바로 저것이었어! 하는 생각이 들었어.


 


한국 드라마는 정말이지, 내 마음을 너무 설레게 해! 나, 장*석 정말 좋아해. 일 하러 갈 때에도, 샤워할 때에도, 글 쓸 때에도, 항상 그의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 불러. 


 


나: 장*석? 너 어떻게 장*석을 알아?


 


엘레나: 드라마에서 봤지. 그를 보고 나는 가슴에 총알이 박히는 줄 알았어! 남편한테도 그가 좋다고 이야기 했지.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후후후 웃으면서) 만약에 그가 나 하고 같이 살자고 한다면 나는 남편도, 그도 다 함께 한 집에서 살겠다고 했어. 우리 남편이 뭐라고 그러는지 알아? 그는 유머러스하게 답했어. 그래서 내가 윌리엄이 우리남편이라고 하는지도 모르지. 그는 “JKS가 그렇게 좋아한다면 우리와 살아도 좋아. 나야 환영이지 왜냐하면 그의 돈도 함께 오는 거니까, 하하하하!” 


 


오우, 나는 그가 너무 좋아. 아시아 남자는 새로운 매력이 있는 것 같더라니까. 굳이 표현하자면 매력이 달라. 우아하고 섬세한 그런 외모더라고. 나는 섹시하고 남자답게 생긴 것만 잘생긴 건 줄 알았어, 하지만 잘 생긴 것에는 다양한 아름다움이 있는 거더라고. 근짱을 보고 알게 되었지 뭐니? 하하하하! 


 


나: 그런데 너 어릴 때는 대중문화 별로 안 좋아했다며? 인디음악만 듣고, 드라마 같은 것 안 봤다면서? 장*석 좋아하고, 그의 생일날 카드 쓰고, 굿즈 모으고 이런 것 예전에는 안 좋아하지 않았니?


 


엘레나: 하하하! 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어. 그때에는 내가 좀 시니컬했지. 대중문화를 무시하는 측면도 있었고, 그리고 한국이 내게 주는 기쁨처럼 그런 기쁨을 주지 못했어. 뭐랄까 한국 콘텐츠는 행복하게 해 줘. 우리 학교에 가르치는 학생들도 다양한 Kpop을 듣고 있지. 특히, *TS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들이 군대를 간다고 하니까, 반 전체가 울고불고, 아휴! 하지만 이해해 나도 장*석을 무척 좋아하니까! 그가 여자 친구가 있다면 슬플 것 같아. 이상하게 들릴 거라는 것 알아. 나 같은 어른 본 적 없지?


 


나: 아니야,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야. 스타들이 우리들한테 기쁨을 주잖아. 안 그래?


 


엘레나: 오오! 너는 이해하는 구나. 다행이다. 사실은 이런 문화 나누고 싶은데 독일이나 스페인에서는 대중적이지는 않거든. 나이 어린 사람들한테서는 인기 있지만 내 또래들은 아마 이해 못할 거야. 하지만 말이야, 한국 콘텐츠를 보면 굉장히 앞서있단 걸 알 수 있어. 남자도 아름다워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럼에도 굉장히 남성적이라고 할까? 하하하! 나는 장*석 이야기 하면 아마 24시간도 모자랄 거야.


 


나: 너하고 얘기하고 있으면 네가 나 보다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 같아. 나는 요즘 뭐가 유행하고 인기 있는지 잘 몰라. 무엇이 너를 한국에 빠지게 했니? 장*석씨 때문인 거야? 


 


엘레나: 나, 한국 드라마를 병원에 입원 했을 때 정말 많이 봤어. 누워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고 마음은 무겁지, 그러다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마구마구~ 행복해지는 거야. 그 후로 한국 드라마라는 드라마는 다 찾아보아서, 나 한국역사를 정말 잘 알아. 조선시대, 고려시대, 삼국시대 있었지? 나 삼국시대 중에서 신라 잘 알아! <화랑>이라는 드라마 봤거든. 그리고 나 소설 배경도 신라시대야. 




무슨 카니발이 있던 날인데, 크리스마스였나? 교실에서 찍은 사진 



☆ 나, 베이다: 게으른 ‘예비’ 민속학자. n년째 박사과정 휴학 중. 공부시작은 했지만 끝은 언제 날지 모르는 상태. ^^; 시골마을에서 각종 농사와 기술을 배웠지만 ‘똥손’인 탓에 하는 족족 망하고, 지금은 그나마 쬐끔(?)나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영화 <하나식당>의 시나리오를 썼고, <정조의 비밀사관, 은서>,<허난설헌 1,2>,<조선의 별, 추사김정희>,<이번 생은 지구별을 졸업하고싶어>등을 펴냈다. 나는야 배짱이 독립출판 작가~!  



친구들과의 대화 내용을 출간했습니다. 


https://www.bookk.co.kr/book/view/168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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