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월 5일
주아의 자동차 사랑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커가면서 관심사가 바뀔 줄 알았지만 더 빠져들고 더 집요해졌다. 예전에는 자동차 장난감을 사달라고 할 때면 그냥 소방차, 경찰차 등 이런 식으로 말했지만 요즘은 쏘렌토니 i30 니 하며 정확한 자동차 이름을 불러대며 졸라 덴다. 엄마 한데 졸랐다가는 오히려 그게 뭐냐며 되물을 정도니 웬만한 어른보다는 더 많은 자동차를 알고 있다.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며 옛날 아반떼와 신형 아반떼를 구분할 정도니 주아의 자동차 사랑은 적어도 우리 가족에게는 놀랄 일은 아니다.
주아의 자동차 사랑에 걸맞으려면 우리 집에는 자동차 몇 대는 있어야 하지만 우리 집엔 아직 차가 없다. 대중교통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동네가 아닌데도 아직 차를 마련하지 못했다. 살림살이가 여유롭지 않아서다. 주아가 조금 더 크면 중고차라도 장만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차 없이 지내고 있다.
우리 가족은 주말이 되면 여기저기 다니는 걸 좋아한다. 예쁜 카페도 찾아가고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킥보드를 타러 간다. 하지만 차가 없어 이동이 만만치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주아에게 몹쓸 짓이다. 그래서 찾은 방법은 자동차 공유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다. 집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앱을 통해 차를 빌릴 수 있는 공유 차량이 있다. 렌터카보다 대여가 싶고 앱을 통해 많은 걸 할 수 있어 이용이 편하다.
우리 가족은 주말이 되면 이 공유 차량을 빌려 구석구석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공유 차량 이용자가 많지 않아 차량이 두 대밖에 없었는데 최근에는 다섯 대로 늘어났고 최신 차량으로 교체됐다.
주말이 되면 주아에게 물어본다.
“주아야? 오늘은 무슨 차를 탈까?”
그러면 주아가 쫓아와 무슨 차가 있는지 보여달라고 한다. 그러면 공유 차량 앱을 켜고 이용이 가능한 차량을 확인하며 함께 고른다.
“아반떼 탈까? ”
“k3 탈까?”
“레이 탈까?”
주아는 고민하다 원하는 차를 고른다. 차 앞에 도착하면 주아는 아빠랑 같이 골랐지 라며 차를 탈 기대감에 두 손을 모아 조몰락조몰락 거린다. 우리는 차가 없어서 오히려 더 많은 종류의 차를 탈 수 있게 됐다. 주아도 타고 싶은 차를 고르고 매번 다른 차를 타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주아는 아직까지 우리 집에 차가 있고 없고 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차가 좋아 매일 자동차 놀이를 하고 새로운 자동차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며 주차장의 차를 둘러보고 지나가는 차의 이름을 맞추는 게 재미있을 뿐이다. 주아에겐 우리 차보다는 그냥 차가 더 좋은가보다. 아직 차가 없어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주아의 자동차 사랑이 이런 미안함을 묽게 만들어준다.
주아와 난 요즘 골라 타는 재미가 솔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