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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Feb 28. 2022

스팩은 왜 상장하나요?

최근에 스팩(SPAC) 공모주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기사를 많이 봤을 겁니다. 지난 5월에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 5호는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겼습니다만 '이상 과열' 현상입니다. 스팩이 상장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현명한 투자 방법은 무엇일까요?



스팩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줄임말입니다. 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기업인수목적회사'입니다. 경영해서 돈을 버는 게 목적인 회사가 아니라 비상장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게 사업인 회사입니다. 회사의 가치랄 게 없는 '페이퍼컴퍼니'인 셈입니다.



그래서 공모가는 2000원으로 고정이고, 발행하는 주식 수량에 따라 스팩의 규모가 정해지는데 최근 상장한 스팩을 보면 통상 200억~400억원 규모로 아주 작은 편 입니다.



스팩 앞에 붙는 ‘NH’, ‘삼성’, ‘유진’ 등은 스팩을 발행하는 증권사의 이름입니다. 증권사가 스팩을 상장시키는 이유는 스팩이 합병에 성공하면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큰 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센티브가 합병할만한 좋은 회사를 찾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팩 공모 투자자들은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높은 이익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2000원짜리 스팩주가 현재 5만~6만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익적인 목적에서 보자면 비상장기업에게 빠른 상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업공개(IPO)를 할 땐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고, 많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스팩을 통한 상장은 까다로운 상장 조건을 맞출 필요도 없고, 공모 수수료도 적게 듭니다.



그래서 스팩 합병상장 기업은 보통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견실하고 돈이 많은 기업이라면 굳이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을 하지 않고, 정식 IPO 절차를 밟을 겁니다. 공모자금을 더 끌어올 수 있고,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스팩 합병상장 기업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예를들어 국내 상장사인 RFHIC는 2017년 9월 스팩합병 상장 후 시가총액 8000억원의 기업이 됐습니다.



그럼 스팩은 언제 투자하는 게 좋을까요? 공모주 투자자라면 스팩 발기인을 봐야 합니다. 발기인은 스팩을 만들 때 자본금을 납입한 투자자를 의미합니다. 그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인수합병을 성사시켰고, IPO 경력이 있는지가 스팩의 중요한 가치 요인입니다. 물론 발행 증권사의 역량도 중요합니다.



스팩이 합병할 기업을 찾은 뒤 투자해도 늦지 않습니다. 보통 합병공시가 나면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스팩 예비심사결과가 통지되는 날 해제됩니다. 좋은 기업과 합병하는 경우에는 거래 정지가 해제될 때부터 스팩 주가가 급등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스팩은 합병공시 후 거래가 재개되고 나서 3개월까지 투자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수익률은 14.4%입니다. 합병 회사를 찾고 있는 스팩보다 견실한 회사와 합병을 결정한 스팩에 투자하는 게 투자 성공률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중요한 것은 합병할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스팩주 투자도 종목 투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스팩의 원래 취지는 좋은 기업을 찾을 때까지 3년여의 세월을 기다려줄 엔젤 투자자를 구하는 것입니다. 또 좋은 회사와 합병을 하게 된다면 회사의 성장을 기다려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투자 대박의 정도(正道)는 우연보다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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