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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Mar 27. 2022

단일가매매의 효과는 무엇인가요?

일정시간 동안 들어온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매매하는 방식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돼 3거래일 동안 단일가매매가 적용됩니다."


주식 투자자라면 이런 공지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최근에는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면서 단일가 매매가 시행됐고, 지난해 게임주가 급등하면서 3거래일 동안 단일가매매가 이뤄졌습니다. 단일가매매의 효과는 무엇일까요?


주식 거래는 A라는 사람이 "주식 10주를 10만원에 살게요"라고 하고, B라는 사람이 "주식 10주 10만원에 팔게요"라고 하면 거래소가 A와 B의 거래를 중계하면서 이뤄집니다. A는 주식을 살 수 있게 되고, B는 주식을 팔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거래가 정규거래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실시간'으로 이뤄집니다.


반면 단일가매매는 실시간이 아니라 일정시간 동안 들어온 주문을 모두 모아 딱 하나의 가격으로 매매하는 방식입니다. 가령 10분 단위의 단일가매매가 시행된다고 하면 4시부터 4시10분까지 들어온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것입니다. 낮은 가격의 매도주문과 높은 가격의 매수 주문이 우선 처리되고, 동일한 가격에 주문이 몰려있다면 수량이 많은 주문부터 처리됩니다. 수량도 동일하다면 위탁 거래 물량을 먼저 처리하게 됩니다.


투자자 주문을 일정시간 동안 모아 일시에 체결시킴으로써 투기성 추종매매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일가매매가 시작되면 체결 조건이 까다로워서 원하는 가격에 주식을 사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또 미확인정보에 의한 비정상적 과열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괴리율'이 과도하게 벌어질 때도 단일가매매를 적용합니다. 현재 보통주 대비 가격괴리율이 50% 이상 벌어진 우선주는 단일가매매 대상입니다. 여기서 단일가매매 적용의 부작용도 나오고 있는데요, 거래소는 괴리율이 높은 우선주의 주가 안정을 위해 단일가매매를 적용한다고 했지만, 오히려 단일가매매로 거래량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주가 하락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서울식품우 등 일부 우선주는 2020년 11월부터 줄곧 단일가매매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시장의 합리적인 판단에 뒀다면 가격이 하락해 제자리를 찾았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사실 단일가매매는 해당 종목의 단기 과열 이슈뿐만 아니라 사실 모든 주식에 적용되는 일정 시간이 있습니다. 장 시작 동시호가(오전 8시30~9시), 장 마감 동시호가(오후 3시20~3시30분), 장전 시간외 종가(오전 8시30~8시40분), 장후 시간외 종가(오후 3시40~4시), 시간외 단일가(오후 4시~6시)입니다. 이 역시 단일가매매를 적용하는 의도는 같습니다. 합리적인 시장 가격 형성을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장 마감 직전에 단일가매매 없이 바로 장을 닫아버리면 장 막판에 매수와 매도가 몰리면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매수세가 과도하게 몰린다면 상한가로 장이 끝나버릴 수도 있겠죠. 이에 장이 끝나기 전 10분간 '쿨링' 시간을 가집니다. 호가와 주문 수량을 받아서 중간 수준의 가격에 체결시키고, 종가를 결정하는 겁니다.


단일가매매는 "여러분, 회사의 적정 주가를 잘 생각해보고 주문을 넣어주세요"라는 부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 초보라면 당연히 단일가매매가 적용된 투자주의종목엔 투자해서는 안 되고, 거래도 웬만하면 정규장 시간에 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장 마감 후 투자 종목에 악재가 발생했다면 단일가매매가 적용되는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한 빨리 주식을 매도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시간외 단일가 시간에는 상하한가가 +-10%밖에 안 되기 때문에 다음날 하한가를 맞기 전에 주식을 매도하는 식으로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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