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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to the breach Apr 29. 2018

이야기가 담긴 맥주 정보

맥주를 즐겁게 드실 수 있도록 작은 정보를 소소하게 전합니다.

" 더운 햇빛에 까맣게 태운 주름진 얼굴에 어색한 분홍색 립스틱을 바른 이모는 10대에 참가했다던 지역 미인대회 이야기를 으례히 그렇듯이 다시 시작했고, 그 옆에서 항상 이모부는 매번 같은 농담에도 유쾌하게 웃어넘기며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


" 그 시절의 아버지 목소리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늦은 저녁 퇴근 모습의 현관에는 도망치는 뒷발질 흔적같은 구두가 아무렇게나 던져졌고, 검은 봉지에서 소주를 꺼내 아무 컵에나 담아 혼자 벌컥벌컥 드시던 뒷모습만 기억날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바닥에 가깝게 비워진 소주병에 아버지 땀냄새 같은 체취와 날카로운 알콜 냄새만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


" 차가운 공기가 2층의 파티오에도 머물러 있었다. 잎 하나 남기지 않고 줄기만 남아 단단하게 뿌리내린 낮은 포도나무들이 끝없는 발 아래 농장에는 바람 소리 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테이블 위 덩그러니 놓인 잔에는 마지막 삼킨 모금으로 흘러내리는 붉은 눈물 자국같은 흔적이 가득했다. 나는 차가운 바람을 힘껏 코로 들이마시고 입 안에서 굴리던 마지막 모금을  혀로 몇 번 더 쓸어내리고 삼켰다. "


 각각의 술은 저에게는 묘하게도 연상되는 풍경(?)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광고가 만들어낸 효과일지도, 소설이나 에세이가 남긴 잔흔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저에게 가장 유쾌한 알콜은 맥주입니다.   어찌어찌 지금은 조금 더 열심히 맥주를 공부하고 있으니 약간의 애증의 대상(?)이 되어 있긴 하지만 맥주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 즐겁게 해 보려고 합니다.

 

 맥주에 대한 여러가지 소소한 정보도 적고 맥주에 대한 공부 기록도 좀 남겨보려고 합니다.

 맥주를 공부하다 보니  다양하고 다양한  각각의 맥주에도 세세하게 풍경이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경지(?) 에는 이르지 못한 맥주공부를 시작한 입장에서 초보자의 시선과 경험 그리고 공부하면서 알게되는 정보를  기록으로 조금씩 남겨 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 어깨에 남아있던 눈이 녹아 물방울로 변하기 시작했고, 외투를 입은 채로 발리 와인(Barley Wine)을 서둘러 따라냈다. "

 " 둘은 말없이 앉아있었다. 눈물은 계속 흘러내렸지만, 소리는 내지 않으려 조금씩 어깨를 들썩일 뿐이었다. 테이블 가운데 고제(Gose)의 노란색은 여전히 반짝거렸다."

" 피자 완료,  페일에일(Pale Ale)도 준비 끝!"

의 문장의 모든 감정이 다르게 읽히거든요.


  저는 모든 기억이 특별한 상황에 맞물려 같이 기억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맥주에 대한 기억도 그 날의 감정, 날씨, 같이 머무른 사람, 대화의 내용 같은 여러 상황이 맞물려 기억하는 개인적인 성향이 객관적인 정보에 많이 누를 끼칠지도 모르겠지만 정보는 되도록 정확히 적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되도록이면 제 느낌을 정확하게 적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제 정보, 기록이 절대적인 정보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저 일상적인 맥주 이야기, 그리고 누군가가 제 이야기를 보고 맥주를 더 쉽고 편하게 접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Photo by Karolina Szczu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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