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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파미 Jul 21. 2017

독일, 프랑스 여행 (2015.06.09~06.18)

열흘간의 짧은 기록


독일 - 프랑크푸르트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 좋고 즐거운 일이지만, 그래도 각자 좋아하는 여행 색깔이 있게 마련이다.

난 여행 즐거움의 반 정도는 저녁때 마시는 술 한잔에서 찾는다. 나머지 반은 그 나라의 음식을 먹는 즐거움, 유적지나 문화 건축물 또는 자연풍경을 보는 즐거움, 그리고 집에서 벗어난 뭔지 모를 그 자유로움인듯하다.


10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프랑크푸르트의 저녁은 제법 쌀쌀했다. 골목을 크게 돌다 보면 조금 휑한 거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6월초의 날씨라고 하기엔 꽤나 추웠다.

그래도 한쪽 길거리를 장악한 가게들과 노상에 펼쳐진 테이블은 독일에서의 첫 맥주를 서두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선은 가장 무난한 필스너 계열 생맥주를 시켰다. 안주는 소시지를 하나 시켰던 것 같다.

독일에서 처음 맛보는 맥주+소시지 조합이다. 


"바로 이맛이지!"

"역시 맥주는 독일인가?"


형과 나는 한 마디씩 거들면서 마치 조예 깊은 맥주 전문가처럼 맛에 대해 평가를 해댔다. 

상큼하고 쌉쌀한 데다 한 모금 넘기고나서 뒤에 향이 쭈욱 밀려온다. (아는척)

맥주 맛에 놀라서인지 소시지는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소시지를 먹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감자튀김이었던 것도 같다.

저녁이 깊어가면서 더 이상 노상에서 맥주는 먹기 힘든 날씨가 됐기에, 근처 실내 맥주집으로 옮겼다.

적당한 돼지고기 안주에 맥주 두 잔씩 더 마시고 숙소로 돌아왔다. 첫날이라 그런지 상당히 피곤했고, 내일은 파리로 떠나야 되기에 무리하지 않았다.


실내 술집 풍경 - 완전 술 마시고 싶은 분위기
프랑크푸르트 기차역
프랑크푸르트 시내거리 - 꽤나 현대적인 고층건물들이 많다
파리로 떠나기전 프랑크푸르트역





프랑스 - 파리

기차를 타고 도착한 파리 역, 복잡한 듯 하지만 노선도만 잘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잘난척-사실 처음에 헤맴)

다만 내리거나 탈 때 자동문도 있지만 승객이 직접 열어야 되는 것들이 있어서 조금 긴장은 됐다. 한 번 해보니까 의외로 재미있다. 

숙소 근처에서 내렸지만 구글 지도가 말썽이다. 몇 바퀴를 돌고 나서야 가까스로 숙소를 찾았다.  

잽싸게 짐만 풀어놓고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몽마르뜨 언덕으로 갔다. 말로만 듣던 수많은 흑형들을 뚫고 올라가니 사람들이 무척 많다. 이렇게 높았나 싶을 정도로 파리 시내가 눈앞에 펼쳐진다.

어제는 그렇게 추웠는데 오늘은 무척 덥다. 목이 말랐다. 흑형들이 하이네켄을 팔아댔지만, 난 낮에는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게다가 별로 시원해 보이지도 않았다. 


성당을 등지고 한 컷
언덕위에서 바라다 본 파리 시내
몽마르뜨 언덕 가는길 어딘가 골목


내려오는 길에 적당한 가게를 골라 앉았다. (홍합이 맛있어 보였음)

와인 한잔하면서 한가한 오후 시간을 보냈다. 바로 앞에는 초상화를 그려주는 거리의 미술가들이 바쁘게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또 흥정하고 손님을 자리에 앉히고 빠른 손놀림으로 그려댔다.

홍합은 먹을 만은 했지만 가격에 비하면 뭐 그냥저냥, 차라리 감자튀김이 나았던 것 같다.


수많은 초상화 그림과 화가들
그저그랬던 홍합요리와 먹을만했던 감자튀김



다음날은 일찌감치 서둘러서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두탕을 뛰었다. 굉장한 체력을 요구하니 각오들 단단히 해야 한다. 물론 우리의 체력이 저질인 이유도 있다. 

그리고 'ㄷ' 자 모양의 구조로 은근 복잡하기 때문에 동선을 잘 짜야한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스핑크스 앞에서 하나 찍고
비너스 앞에서도 하나 찍고
모나리자 앞은 무척 붐빈다
동작 따라해보기
여기서부터는 잘 모른다 그냥 감상하자
승리의 여신 니케상 앞에 모여든 사람들
박물관 앞 광장
유리 피라미드 앞에서 엄지척
루브르 관람 끝내고 점심먹으로 가는중
오르세 미술관에서 바라본 세느강
유명한 작품들이지만 여기서부터 작품이름 잘 모름
고흐의 자화상중 하나



늦은 점심으로 이 근처에서 유명하다는 '히구마'에 가서 김치라멘을 먹었다. 침이 꿀꺽 넘어가는 비주얼과 곱빼기같은 양에 놀랐고, 익지 않은 김치 때문인지 생각보다 맛이 없다는데 또 놀랐다.

저녁으로는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마한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와 와인으로 폼을 좀 잡았지만, 고기가 좀 질기고 육즙도 별로였다. 레드와인도 조금 뻑뻑한 것 외에는 특별한 맛은 아닌듯하다. (오늘 식사는 망-나중에 슈퍼에서 사다마신 5유로짜리 와인이 훨씬 맛있었다)

2차로 노상카페에서 생맥주를 몇 잔 마셨다. 이상하게도 1664 블랑은 프랑스에서 마셔보질 못했다. 크로넨버그 1664 (라거)는 간혹 파는 곳이 있다. 확실히 맥주의 종류나 맛은 독일에 비할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맥주를 마셔도 기분은 난다. 여긴 파리니까.


김치라멘 - 비주얼은 끝내주지만 덜익은 김치때문에 뭔가 어설프다
그럭저럭 먹을만은 했던 스테이크와 와인



이틀을 묵고서는 상제리제 거리와 개선문이 가까운 쪽으로 숙소를 옮겼다. 상제리제 거리를 걷고 개선문에도 올라가본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12개의 방향으로 펼쳐진 도로가 장관이다. 여러 방향에서 한참을 사진을 찍고, 또 한참을 바라봤다. 에펠탑을 제외하고 높은 건물이 거의 없기에 탁 트인 시야가 너무 좋았다.


인파로 가득한 상제리제 거리
건너편에서 바라본 개선문 - 지하로 연결된 통로로 가야한다
개선문 위에서 바라본 시내전경
에펠탑도 보인다
시내 외곽으로는 고층건물들도 꽤 있다
12방향으로 길이 나있어 방향감각이 혼란을 일으킬 수 있음
밑에서 바라본 개선문



벌써 저녁시간이 다 되었지만 아직은 조금 환할 때 바토무슈에 올랐다. 2층에 앉아서 강바람을 맞으며 주변 건축물들을 다 볼 수 있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 거의 다 도착할 때 쯤에는 에펠탑에 서서히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고 모두들 사진을 찍어대느라 분주했다.


배에서 내려 에펠탑으로 가까이 갈수록 TV나 사진 속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크고 높아 깜짝 놀랐다. 그리고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길게 늘어선 매표소 앞 줄에 잠시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언제 올라가 보겠냐는 생각에 줄을 섰다. 1시간 30분여를 기다린 끝에 겨우 올라갈 수 있었다. 총 3층으로 구성되어있고 2층과 3층에서 주위를 둘러보고 엘레베이터를 갈아타야 한다. 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층까지 올라갔고 형은 2층에서 포기하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3층으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는 조금은 무섭다. 마치 공사장 곤도라같은 엘레베이터에 움직이기도 힘들 만큼 꽉 채워서 올라간다. 꼭대기에 오르니 엄청난 바람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매시간마다 펼쳐지는 조명쇼도 볼만하다. 파리 시내의 야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너무 거센 바람과 좁은 장소 때문에 몇 분 버티지 못하고 내려올 준비를 했다. 

가뜩이나 사람이 많은데 한쪽 엘레베이터가 문제가 생겨 내려오는데만 1시간이 걸렸다. 택시를 타고 숙소에 다다르니 벌써 12시 30분이다. 가게문을 열은 곳이 많지 않았지만 할랄 음식점이 문을 열었다. 

그림만 보고 주문을 했는데 생각보다 무척 맛있고 맛이 독특했다. 형은 꽤나 만족한 얼굴이다.


바토무슈에 올라타고 출발
세느강을 따라 늘어선 유명 건축물들
다리너머 노트르담 성당도 보이고
노을이 반사되니 아름답다
가까이서 바라본 에펠탑의 위용
에펠탑에서 바라본 파리의 야경
레이저쇼도 볼만하다
할랄식당에서 먹은 늦은저녁 - 음식이름 모름


바토무슈타고 바라본 에펠탑

https://youtu.be/xinX5lcBS48?list=PLNp48vdGYpZll3OMuDV2kcYc1TXe8IqYA

바토무슈타고 바라본 에펠탑 - 가까운버젼

https://youtu.be/wLtC22XSXRw?list=PLNp48vdGYpZll3OMuDV2kcYc1TXe8IqYA

에펠탑 3층으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https://youtu.be/NktTnRrA818?list=PLNp48vdGYpZll3OMuDV2kcYc1TXe8IqYA



파리에서의 마지막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여유 있게 보내기로 했다. 

말로만 듣던 물랑루즈를 보고 콩코드광장에 갔다가 몽쏘 공원으로 갔다. 꽤나 큰 규모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말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많았다. 우리는 그늘진 벤치에 앉아 한참이나 더위를 식혔다. 사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기도 했다.

맛있는 저녁을 먹겠다는 의지하에 동네를 몇 바퀴나 돌면서 고민을 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 법칙을 비켜간 듯하다. 철판 스테이크를 주로 하는 체인점(?) 비스무리 한 곳에 들어갔는데, 내기시킨 육회도 맛있었지만 정통 스테이크를 시킨 형은 그 맛에 무한감동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파리에서 먹은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입이 닳도록 얘기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 유명하다는 믈랑루즈
콩코드광장 오벨리스크
몽쏘공원에서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는 사람들
그 넓은 몽쏘공원이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무척 많았다
괜히 몽마르뜨 언덕 한번 더 가는 길에 한컷
프랑스식 육회 비프 타르타르





독일 - 쾰른

쾰른역에 도착하니 쾰른성당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원샷에 담기 힘든 크기와 오묘한 느낌을 주는 건물의 색깔이 너무 신비하다.

라인강을 따라 걷다가 호헨졸렌 다리를 건넜다. 쾰른 트라이앵글 전망대에서 바라본 쾰른성당이 더 아름다웠던것 같다. 

라인강을 바라보는 수많은 맥주집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숙소 근처에 자리를 잡고 그렇게 유명하다는 학센을 시켰다. 물론 맥주는 가펠 쾰시. 처음엔 400cc로 시켰지만, 채 식기도 전에 마시기 위해 다음 잔부터 계속 200cc 잔으로 시켰다. 너무 빨리 흡입하게 된다는 단점은 있다.

드디어 나온 학센. 가격은 16유로 정도였고, 엄청난 감자와 야채의 양.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잘 익은 족발의 위용이 완전 내 스타일.

포크와 칼을 이용해 찢으면 안쪽에는 야들야들한 순살이 꽉 차있다. 내가 한참 꽤나 먹을 때였는데도 불구하고 다 먹지를 못할 정도로 많았다. 물론 맛은 최고다. 특히 식감이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느끼할 때 같이 나온 시큼한 야채를 곁들이고 맥주를 마셔주면 된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학센 전문점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그 말도 안되는 가격에 어이를 상실했다. 

교통비나 숙박비는 조금 비싸다고 할 수 있지만 생필품이나 맥주, 음식 가격은 생각보다 싸다. 아니 우리나라보다 많이 싼 것 같다. 독일에 가게 되면 정말 많이 먹고 마시는 게 남는거다.


라인강을 따라 걸어본다
너무 커서 한 화면에 다 담기가 쉽지 않다
쾰른성당 왼쪽면
쾰른성당 오른쪽면
숙소앞 광장에 펼쳐진 많은 맥주집들
최고의 맛 학센과 가펠쾰시
쾰른중앙역 들여다보기
전망대에서 바라본 쾰른성당과 시내
저녁이되자 들어온 조명에 더 아름다운 기차역
쾰른성당과 호헨졸렌다리 배경



다음날은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전통 독일식 맥주집에 들어갔다. 여기는 앉으면 그쪽을 담당하는 직원이 맥주를 들고 다니면서 계속 놔준다. 주문서는 컵 받침대 뒷면이다. 연필로 수량 체크만 해준다. 

컵 받침대를 맥주잔 위에 덮지 않는 한 계속 마시겠다는 의사로 간주되어 맥주잔이 비면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계속 맥주를 갖다 준다. 당연히 초스피드다. 그리고 계산도 당연히 그 직원이 바로 그 자리에서 직접 한다.





독일 - 하이델베르크

휴가기간이 끝난 형은 비행기를 타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갔고, 난 2박을 더하기 위해 하이델베르크행 기차를 탔다. 쾰른에서 산 유심이 말을 듣지 않아 구글지도만 가지고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처음에 방향을 잘못 잡고 한참을 헤맸다. 결국 근처를 지나던 친절한 독일 아가씨 덕분에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고 겨우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시내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일단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받은 지도만 가지고 무작정 시내 쪽으로 걸었다. 30분 정도를 걸어가니 시내다운 곳이 나왔다. 대학의 도시라 그런지 젊은 친구들이 무척 많이 보였다. 메인 골목을 왔다 갔다 하면서 뭘 먹을까 고민했지만 결국 결정하지 못한 채 다시 숙소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배는 너무 고픈데 마땅한 식당이 보이질 않았다. 

다행히도 조그마한 피자집이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은 포장해서 사가는 손님들이었지만 나는 테이블에 앉아서 피자 한판과 벡스 한 병을 주문했다. 한 조각에 맥주를 들이켜니 벌써 배가 불러왔다. 이걸 어떻게 먹나하는 고민도 잠깐 했지만 어느새 맥주는 두병째였고, 피자는 2조각밖에 남질 않았다. 

피자까지 마저 클리어하고 계산을 하니 9유로다. 10유로를 내고 주책없이 거스름돈을 받아왔다. 

숙소에서 1유로를 내고 와이파이를 24시간 사용하기로 했다. 꽤나 버벅대는 속도였지만 아쉬운 대로 내일 갈 곳도 탐색하고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갈 기차표도 예매했다. 


숙소근처는 무척 한적하다
여기서부터가 서서히 시내라고 보면 된다
하이델베르크 시내 골목길



호텔 주인아줌마가 직접 해주는 조식을 먹고 가장 가까운 버스&트램 정류장으로 갔다. 주머니에 가득한 동전을 모두 사용해서 1일 승차권을 자동판매기에서 구매했다. 이제 마음껏 사용해주리라.

우선 시내 쪽으로 가는 트램을 탔다. 들어가서 처음에 한번 승차권을 기계에 넣었다 뺏던 것 같다. 그 뒤로는 승차권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그럴만한 구조도 아니다. 

아무도 검사하고 표를 받는 사람은 없지만 이곳 시민들은 자판기 앞에서 열심히 표를 산다. 

'나 1일 승차권 샀어요!' 하고 표를 검사받고 싶은 마음에 잔뜩 기대했던 건 조금 아쉬웠지만, 훌륭한 시민의식을 배우고 가는 것 같아 괜시리 감동스러웠다.


멀리 보이는 하이델베르크성을 가려고 표지판만 보고 걸어 올라갔다. 실수였다. 날이 더워서 미치는 줄 알았다. 케이블카가 있는지도 몰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힘들게 올라서 그런가, 위에서 바라보는 시내 전경이 가슴을 더 탁 트이게 하는 것 같았다. 

입장료까지 내고 들어갔으니 열심히 이곳저곳 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기념품샵에 들러 생맥주잔을 2개 샀다. 가져올 걱정 때문에 2개밖에 못 산 것이 아쉬웠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조그마한 가게 앞 테이블에 앉았다.

스파게티와 생맥주 한잔을 시켰다. 스파게티에 얹어먹을 치즈가루를 듬뿍 줘서 좋았다. 그리고 스파게티 양이 정말 많았다. 아주 느긋하게 스파게티를 싹싹 비우고 담배 하나 피워주니 천국이 따로 없구나.


네카어 강 유람선 바라보기
칼 테오도르 다리 건너기
칼 데오도르 다리 위에서 시내쪽 바라보기
저멀리 보이는 하이델베르크 성
하이델베르크 성 위에서 바라본 시내
인증샷 한번 찍어주시고
성안에 넓게 형성되어있는 공원
내려와서 바라보는 하이델베르크 성
너무 맛있었던 스파게티와 생맥주



기념품도 있고 배도 살살 아파와서 일단 숙소로 잠시 돌아왔다가 6시쯤 다시 시내로 나갔다. 마지막 날이니 시원하게 마셔주리라.

고민할 것도 없이 하이델베르크성이 잘 보이는 광장에 자리 잡고 앉았다. 커리부어스트 하나와 우선 하이델베르크 생맥주(?)를 시켰다. 소세지는 우선 가격이 저렴했고 크기에서 만족했다. 

저 멀리 보이는 하이델베르크성이 점점 노을을 맞는 모습도 멋졌고 주변 테이블 손님들의 표정도 재미있다.

특히 앞쪽에 아시아와 남미계 대학생으로 보이는 둘은 맥주 2잔만 시켜놓고 장장 3시간째 딥 컨버세이션 중이다. 그리고 그 맥주가 아직도 남았다. 

난 그사이 메뉴판에 있는 생맥주는 한잔씩 모두 시켜마셨다. 5잔을 마시니 9시가 조금 넘었고, 해도 슬슬 넘어가서 조금씩 어둑어둑해지고 있었고, 그 붐비던 손님들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계산은 대략 18유로쯤. 20유로를 내고 나머지를 팁으로 주니 그 어여쁜 아가씨는 상당히 놀라면서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눈치다. 

'없어 보이는 이 아시아녀석이 팁을 주다니?' 라는 느낌이었지만 뭐 어떠랴. 이렇게 잘 먹고 20유로라면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너무 잘 마셔서 그랬는지 늦잠을 자버렸다. 마지막 날 조식시간이 끝나 있었다. 기차 시간에 맞춰 숙소를 나서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기차역에서 샌드위치 하나 사들고 기차에 올랐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바로 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중간에서 갈아탔다. 독일은 기차역이 야외라면 따로 흡연공간이 있다. 고마운 일이다. 세금을 많이 내는 흡연자들을 위한 배려가 익숙하다. 흡연자를 마구잡이로 범죄자로 몰아가는 우리나라는 분명히 참고할만한 일이다. 금연정책과 흡연정책을 같은 비중으로 펼쳐주는게 합당하고 맞는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커리부어스트와 생맥주 꿀맛
맥주마시면서 바라보는 하이델베르크 성과 오른쪽 문제의 그 대학생
비오는 하이델베르크 역 앞
기차를 갈아타려고 잠깐 내린 역이지만 어디였는지 모르겠다



조금 일찍 도착했음에도 돌아가는 비행기는 통로좌석도 없고 창문좌석도 없단다. 가운데 낑겨서 가려니 잠도 안 오고 견디기가 힘들었다. 영화를 3편이나 봤으니 인천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 기진맥진 상태였다. 

짧은 10일 동안의 독일-프랑스 여행이었지만, 역시 유럽여행은 무언가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아시아권과는 생김새, 건축물, 사는 방식, 음식, 그리고 거리의 느낌까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새롭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 왠지 익숙한 곳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나온 것 같은 해방감이 있다.

프랑스의 뭔지 모를 멋스러움과 자유로움, 독일의 정확함과 친절함. 이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리는 없겠지만 내가 느낀 두 나라의 모습이고, 추상적이었던 것이 조금은 구체화되는 시간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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