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계약직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정규직으로 채용이 된다. 하지만 조는 행복하지 않다. 본인의 진짜 꿈은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는 것이지, 음악 선생님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 선생님이 된다는 건 매일 지루한 일이 반복되는 것 일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꿈을 좇는 것이 아니라고 느낀다.
우여곡절 끝에 조는 본인이 선망하던 최고의 밴드와 함께 재즈클럽에서 멋진 연주를 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갈채를 받는다. 연주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전, 조는 갑자기 공허함을 느낀다.
리더: 집에 가서 푹 쉬고 내일 보세
조: 이상해요. 매일매일 꿈꾸던 일이 이루어졌는데.
리더: 아기 물고기와 노인 물고기가 있었다네. 아기 물고기의 꿈은 드넓은 바다로 가는 것이 꿈이었지. 어느 날 아기 물고기가 노인 물고기에게 물었어. "저는 바다에 가서 신나게 수영할 거예요. 바다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노인 물고기가 말했어. "여기가 바다야" 그러자 아기 물고기는 한심하다는 듯 말했어. "여긴 물일 뿐이에요"
조는 그렇게 원했던 밴드에 속해 재즈바에서 공연을 했지만 그 결론은 음악 선생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공연하고, 퇴근하고. 하루하루가 바쁘기에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다. 행복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 것이다.
영화는 우리가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일상의 나열 같은 인생도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의 목적'만을 찾다가 현재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편협한 시각으로 거창한 목표를 찾으려는 노력보다 현재 주어짐 우리의 인생 그 자체를 즐기라는 의미를 연출했다.
인생은 목적이 있어서, 이유가 있어서 사는 게 아니라 사는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과 이유가 될 수 있다.
나는 왜 태어났는지, 내 인생의 불꽃은 뭔지 그걸 꼭 알아내야지만 의미 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나 살아야 할 의미가 있고, 사람의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즐거움을 느끼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삶의 목적이 된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카르페디엠'이라는 말을 통해 미래(대학입시, 좋은 직장)를 위해 현재의 삶(학창시절)의 낭만과 즐거움을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들에게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무엇보다도 확실하며 중요한 순간임을 일깨워준다.
나 역시 나의 불꽃(가장 잘할 수 있는 한 가지)을 찾기 위해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다가가지 못하는 현재의 삶을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목표 없이 지금을 즐기는 사람을 비웃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세상이 끝나는 날 신이 우리를 위해
과연 무엇을 준비해 두었는지 물으려 하지 말아라.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없기에...
그리고 바빌로니아 점술가들 같이
그때가 언제인지를 계산하려 하지 말아라.
무엇이 어떠한 상황이 우리에게 닥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여라.
설사 그것이 천공의 신 주피터가
우리에게 또 한 번 시련의 겨울을 선사하든,
혹은 투스칸 바다 절벽의 장벽이 무너져 버리고
그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되든지 간에
그대가 현명하다면 포도주는 오늘 체로 걸러라.
짧기만 한 이 인생에서 먼 희망은 접어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우리를 시샘하여 멀리 흘러가 버리니,
내일이면 늦으리니 카르페 디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