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네버 크라이! 힘내라, QWER!
안녕하세요, 여러분! 알이즈웰(All is well)입니다.
11월 27일 수요일 저녁,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올해 마지막 QWER 공연일지도 모를 [후아유xQWER 콘서트]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저녁 6시 반에 열렸습니다. 11월 26일에 업로드된 <전지적 바위게 시점> 인터뷰에서, 저는 QWER이 더욱 유명해져서 월드 투어를 돌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오프라인에서 그녀들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죠. 하지만 평일 저녁은 난이도가 너무 높았습니다. 저는 눈물을 머금고, 공연 종료 후 직캠이 뜰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이날 밤, 저는 다양한 직캠을 살펴보았는데요. 메인 공연의 경우, 아래에 링크한 <BOXCAM> 채널 버전으로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 산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쇼핑몰이니 공연 전용 공간이 아닙니다. 게다가 수많은 인파의 소음이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도대체 어떤 장비를 사용하길래 이렇게 개별 악기의 소리가 또렷하게 들릴 정도로 촬영을 해내는지! 비록 그곳에 가 있지는 못했지만, 분에 넘치는 현장감을 느끼며 감사히 시청했습니다. 여러 사정 상 공중파 음악방송에 나가지 않는 QWER. 직캠러나 현장중계 바위게들 그리고 팬튜브 운영진 모두가 QWER 유니버스 확장에 기여하는 1등 공신들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V9ZnxCZT6E
QWER TIME은 항상 사운드 체크에서부터 시작되죠. 마젠타와 시요밍은 악기 체크 중에도 최근 밀고 있는 밈(meme)인 "퀸 네버 크라이"를 시연해서 바위게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실제 공연은 <내 이름 맑음> <디스코드> <사랑하자> <안녕, 나의 슬픔> <고민중독>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차 고양 스타필드 후아유 콘서트에 이은 2차 후아유 콘서트였는데요. 이번에도 복장을 후아유로 깔맞춤하고 왔습니다. <내 이름 맑음>을 마친 뒤 가진 토크 시간에서 그녀들은 그날 착장을 소개했는데, 20대 트렌드세터여서 그런지 상세한 복장 소개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울러 오늘 에너지가 과하게 넘친 나머지 끊임없이 무리한 멘트를 날리는 시요밍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그래, 무리한 드립을 쳐도 언니들이 다 받아서 처리해주니까, 기 죽지 말고 열심히 해!
리더 쵸단이 옹알이라도 하듯 멘트를 버벅인 뒤에 이어진 <사랑하자>에서, 히나는 장기간 미국에서 요양하고 돌아온 푸른색 PRS 기타를 신나게 뜯었습니다. <사랑하자>에서는 베이시스트 마젠타를 반드시 주목해야만 합니다. 멋진 여성 락커 그 자체이니까요. 그녀는 박치이면서도 누구보다 리듬감 넘치게 움직입니다. 그 때문에 무대 위에서는 박자 감각이 가장 뛰어난 멤버처럼 보이죠.
경품 추첨 시간을 가진 뒤, QWER은 오늘의 마지막 곡을 가장한 뒤에서 두 번째 곡 <안녕, 나의 슬픔>을 준비했습니다. 이 슬픈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시요밍은 "앙!"하고 강아지 소리를 내서 쵸단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의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시요밍은 새로운 아이돌 강아지상 개척자입니다. <QWER의 운수 좋은 날>이라는 자체 컨텐츠에서, 시요밍은 '멍청한 짓을 하고 나서 주인에게 혼날까 봐 눈치 보는 바보 강아지' 표정을 지었습니다. 보통 아이돌이 강아지 상이라 하면, "고양이 상과 구분되는 순하고 착한 이미지"지요. 하지만 시요밍은 "바보 강아지"라는 컨셉을 창안했습니다. 한편 바보 강아지가 "앙!"하고 짖은 다음, 기타리스트 히나가 이를 받아서 "앙!!"하고 반 옥타브 높은 강아지 소리를 내었습니다. 딱 들어도 영특한 강아지였죠. 1996년부터 아이돌 세계를 탐구해 온 제가 봐도, QWER 멤버들의 개성은 유달리 도드라집니다.
<안녕, 나의 슬픔> 이후 앵콜이 쏟아졌지만, 이곳은 숨을 공간조차 마땅치 않았습니다. 급기야 히나는 "이젠 더 이상 숨길 생각도 없어진..."이라며 웃음을 유도했습니다. 2024년 11월까지 유튜브 코리아 뮤직 국내 스트리밍 횟수 1위에 빛나는 <고민중독>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아래 링크 기사 참조). 또 달려야죠! 이제 <고민중독> 연주의 달인이 된 멤버들은 다양한 애드립 동작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마젠타는 베이스 사격을 보컬인 시요밍에게 했고, 시요밍은 오사카 사람처럼 총을 맞고 뒤로 쓰러지는 시늉을 하며 노래를 이어갔습니다. 물론 "강남"과 QWER 콜라보 컨텐츠를 본 바위게들은, 오사카 아이돌 출신의 시요밍이 "빵!" 한다고 해서 쓰러지는 시늉을 하지는 않는 "MZ 오사카인"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죠. 이렇게 해서 QWERx후아유 콘서트는 막을 내렸습니다.
2024년 11월 30일 토요일, 이 날은 QWER이 참가하는 [2024 멜론뮤직어워드(MMA)]가 있는 날입니다. 저는 6시 반에 출판기념회를 가장한 저녁 연말 모임이 있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중요한 순간을 라이브로 보지 못할 수도 있었지요. 하지만 밴드에게 오프닝 무대를 줌에 따라, QWER이 5시에 공연하게 될 거라는 우와사(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약속 장소와 가까운 여동생 부부 집을 방문해, 5시가 될 때까지 깨수다를 떨며 속초 닭강정을 먹었습니다.
이윽고 5시, 우리 가족은 경건한 마음으로 마루 쇼파에 착석해 대형 TV로 MMA 실시간 중계를 시청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이종격투기를 즐겨 보던 제게, MMA는 종합격투기(mixed martial art)의 준말입니다. 그리고 숱한 종합격투기 경기를 라이브로 보았죠. 하지만 멜론뮤직어워드로서의 MMA를 실시간으로 본 적은 처음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멜론뮤직어워드를 본 적도 최초입니다. QWER로 인해 저의 세상은 참으로 다채로워졌습니다.
5시 정각을 조금 넘겨 시작한 MMA 무대는 시청자인 우리의 얼을 쏙 빼놓았습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다양한 색감의 퍼레이드, 도대체 무엇인가요? 자본의 힘이 이렇게나 무서운 것인지! QWER이 참가한 올해 시상식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멋졌습니다. 그라데이션으로 번져가는 그린과 블루, 그리고 핑크..그 외에도 흐드러지게 피어난 색깔들의 향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첫사랑"이라는 자막이 아래에 찍혔습니다. 참석자 명단을 모르는 저는 "아, QWER이 아니라 다른 가수가 첫 무대를 서는 모양이네?"라고 탄식했습니다.하지만 대형 스크린에 QWER이 뜨면서, 저는 강아지 뿌뿌와 함께 소파에서 튀어올랐습니다.
케이지에 갇힌 형상으로 어둡게 등장한 그녀들은 <디스코드>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화려한 조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니, 새하얀 테니스 유니폼 형태의 세일러복? 세일러...복?! 이거, 또 덕후 심장을 타격할 치트키가 아닙니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연상케 하는 냥뇽녕냥 히나의 짧은 독주와 함께, 세련되게 편곡된 <디스코드>는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가득 채운 관객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이어서 SIYEON이라는 알파벳이 멋지게 새겨진 기타스트랩을 어깨에 건 시요밍이 <내 이름 맑음>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따라 마젠타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다소 정제되었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아마 긴장했던 모양이지요? 시요밍 또한 수없이 불렀던 히트곡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공연보다는 다소 표정이 굳어 있었습니다. 물론 제 눈에야 다 이쁘죠. 공연 도중 <내 이름 맑음>의 작사-작곡가인 전소연, 그리고 그녀가 속한 그룹인 "(여자)아이들"이 열심히 호응해주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이 날 재계약 소식을 알린 (여자)아이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이 날의 공연 마지막 곡은 오늘날의 QWER을 있게 해 준 <고민중독>이었습니다. 다른 멤버보다 더 높은 소형 무대 중앙에 올라선 시요밍은 "좋아해!"라고 외치며, 한 해 동안 큰 사랑을 받았던 명곡을 시작했습니다. 나도 좋아해! 그리고 시요밍 때문에 "보이지 않는 자" 쵸단이 더욱 가려진 것은 "싫어해!" 그런데 시요밍이 "소리 질러!!"하고 외치는 동안, 그녀가 서 있던 무대가 다시 원위치로 내려갔습니다. 결과적으로 멤버들의 높이가 다시 이븐(even)해졌고, 시요밍은 최단신으로 복귀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제 감정을 들었다 놓은 MMA, 찬양합니다!
그리고 이 때가 되어서야 시요밍과 마젠타의 표정이 완전히 풀렸습니다. 도넛밍을 사랑하는 아재이자 모아희단에 속한 저는 강아지와 함께 어깨춤을 들썩였습니다. 정말 공연 영상 때깔이 미쳤습니다. 앞으로 더 큰 대형 스테이지에 서는 건 가능하겠지만, 저 정도로 화사한 무대가 다시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가 막혔습니다. 그리고 <고민중독> 퍼포먼스야 이제 땅 짚고 헤엄치기 수준이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다양한 무대 애드립으로 바위게들을 즐겁게 해줄까가 관심사죠. 그리고 마젠타가 카메라 단독 원샷을 받는 부분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속이 왈칵 뒤집히고" 파트! 우리의 코젠타는 단독 샷을 포기하고 메인 보컬과 마주 서서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흥을 한껏 돋웠습니다. 항상 자신보다 타인과 팀을 생각하는 "젠타맘"의 배려심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자리에서도 돋보였습니다. 그렇게 언제나처럼, QWER은 2024 MMA의 시작을 화려하게 열며 무대를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약속장소로 출발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6xVldhvlrw
무대 공연 이후에도, QWER은 (여자)아이들이나 요아소비 등 선배 가수들의 퍼포먼스를 즐기며 꽁냥꽁냥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요아소비 공연 때에는, 오타쿠들답게 오타게(팬들이 좋아하는 가수에게 바치는 퍼포먼스로, 주로 일본에서 많이 보임)를 시연함으로써 바위게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B급 감성을 추구하는 A급', '메이저 컬처에서 활약하는 서브 컬처'인 QWER다웠습니다.
그리고 멜론뮤직어워드는 QWER에게 "2024 핫트렌드 상"을 수여함으로써, 11월의 마지막 날을 더욱 환하게 빛내주었습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급조한 특별상 같지만, 무려 2010년부터 이어져 온 "본상"입니다. 음원 비율이 70%인 상이라, 아무나 받을 수도 없습니다. 전년도인 2023년 수상자는 BTS의 정국입니다.
QWER을 읽는 법을 모르는 여성MC가 "큐더블....유이알"이라고 더듬거리면서 시작부터 큰 웃음을 준 시상식은 이제 팬들에게 "유이알"로 통할 판입니다. 수상소감을 말할 때마다 과호흡으로 깔딱거리는 리더 쵸단은 간신히 몇 마디를 마친 뒤 애처로운 눈으로 히나 쪽을 바라봤습니다. 냥뇽녕냥이 멘트를 받지 않았더라면, 그날 밤에 무력을 동반한 참교육이 있을 지경이었지요. 마젠타는 쵸단의 수상소감 중에도 쉴새 없이 캡처용 포즈를 잡다가, 갑자기 깨갱하며 얌전해졌습니다. 아마 무대 아래 누군가가 주의를 주었던 모양이지요. 이제 글로벌 주책바가지 애교퀸으로 박제되었으니, 인지도만큼은 확실히 잡았다고 봅니다.
무신사TV에서 단독 진행 코너 <덕통사고>를 맡고 있는 MC히나의 물 흐르는 듯한 감사 인사는 경이로웠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개그 듀오" 마젠타와 시요밍이 "엄마, 아빠 사랑해요! 바위게들 사랑해요!"를 외쳤습니다. 순수한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못 다한 수상소감을 더 하려는 것인지 리더 쵸단이 몇 번씩이나 끼어들고자 했지만, 한 번 지나간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리더 쵸단은 이날 저녁 4명이 함께 한 위버스 라이브를 통해, 못 다 한 소감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방송에서 QWER은 2025년 1월 말(1월 25일과 26일)에 "팬 콘서트"가 있다는 폭탄 스포를 날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른 에피소드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멜론뮤직어워드는 엔딩 장면에서 QWER 무대 영상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주최 측의 세심한 배려에, 바위게들은 감사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eyd8FUol4k
한편 2024년 11월 30일 QWER 컨텐츠는 마젠타의 위버스 개인방송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저녁 약속으로 인해 위버스 영상을 다음 날인 일요일에 접했는데요. 이 또한 한 편의 완전한 드라마였습니다.
우선 마젠타는 QWER이라는 밴드가 정말로 무대를 즐기는 뮤지션이라는 인상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자, 베이스로 총을 쏘는 원샷 장면을 포기한 사연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바위게들이 전혀 알 수 없었던 무대 사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무선 앰프로 공연을 준비했지만 주파수가 잡히지 않아 공연 시작 직전까지 베이스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마젠타와 무대 관계자들은 패닉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리허설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 오프닝 공연이 코 앞이니까요. 이 상태로는 마젠타가 인이어로 본인의 연주를 들을 수 없음은 당연하고, 공연장에도 자신이 직접 연주하는 베이스 소리가 나가지 않을 상황이었죠. 전세계적으로 "들리지 않는 자"를 공인할 지경까지 왔습니다. 공연 3분을 남겨놓고서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관계자들은 미친 듯이 뛰어다녔으며, 시요밍까지 와서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마젠타는 '어떻게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 내가 문제인가?' 이러면서 자책 모드에 들어갑니다. 그녀는 이 큰 무대를 앞두고 긍정적 긴장이 사라지면서,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공연 직전에, 관객들에게는 베이스 음향이 송출되지만 앰프와 마젠타의 인이어에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 정도로 수정이 된 상태에서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젠타는 '나는 이제 끝났구나. (하지정맥류 때문에) 다리가 아픈데도 열심히 준비했는데. 나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왜 내게만 모든 나쁜 일들이 몰리지? 나는 어쩔 수 없는 건가?'라는 심정으로, 공연 직전까지 넓은 무대 한 편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공연 초반에는 그녀의 평소 활달했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가 봅니다.
결국 "젠타맘"인 마젠타는 멤버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즐겁게 연주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진짜 MMA 선수처럼 뺨과 머리를 찰짝 때리며 심기일전한 그녀는 '어차피 시작부터 끝난 거(망한 거), 그냥 내 맘대로 하자! 베이스 소리가 나오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야. 그냥 웃으면서 치자. 사람들이 웃는 얼굴에 침 못 뱉을 거니까'라고 마음먹습니다. 2024년 내내 끊임없이 QWER을 괴롭혔던 수많은 프로불편러들과 무지성 안티들에게 신선한 떡밥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여전히 인이어가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의 몸은 그동안의 미친 연습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력의 악마'는 기억을 동원해 온 몸으로 연주했습니다. 연습은 배신하지 않죠.
결과적으로 그녀가 자평하기를, 지금까지의 모든 공연 가운데 가장 잘 했습니다! 틀린 부분도 없었고, 눈물이 고여 그렁그렁한 눈은 오히려 화면에 초롱초롱하게 나왔습니다. 해탈한 상태에서 강하게 때린 슬랩은 다소 눌려진 MMA 음향을 뚫고 나왔습니다. 항상 엄격했던 안무 선생님이 달려와, 공연 정말 잘했다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시요밍 또한 맏언니를 세게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평소 긴장하지 않던 QWER의 메인 보컬은 마젠타의 상황으로 인해 초긴장 상태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더 잘해야겠다는 심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성량으로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스테이지를 쩌렁쩌렁 울렸죠. 맏언니 마젠타는 공연이 끝나면 항상 울었다고 합니다. 상상하지 못할 연습량으로 준비했는데 무대가 언제나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무대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맏언니가 울지 않으니, 시요밍 또한 긴장이 풀리면서 갑자기 울음이 터졌던 것이지요.
무대를 마친 마젠타는 손을 떨면서 무대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실제로 베이스 음향이 어떻게 송출되었는지 공연 중에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베이스 소리가 잘 나가서 그녀는 안심했습니다. 사실 이 날 공연은 베이스 소리가 너무 크게 나가서, 드럼 소리가 묻혔습니다. 멜론뮤직어워드 음향팀이 마젠타에게 미안해서인지, 살짝 오버를 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이런 상황들을 상세히 아는 것은 QWER 팬덤인 바위게뿐입니다. 제 동생 부부를 비롯한 머글(덕후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멋진 무대였을 따름이죠.
끝으로 요즘 마젠타와 시요밍은 웹툰 이미지를 차용한 "퀸 네버 크라이" 밈을 밀고 있는데요. MMA 무대 직전 그 급박한 상황에서, 시요밍은 마젠타를 위로한다며 "퀸 네버 크라이"라고 속삭였답니다. 이게 바로 QWER만의 감성이라고 봅니다. 덕분에 퀸젠타는 울지 않고 멋지게 연주할 수 있었지요.
https://www.youtube.com/shorts/VJCK5NVye2o
제가 이번 마젠타의 개인 방송을 길게 인용한 까닭은, 이런 내용들은 도저히 꾸며낼 수 없는 "진정성" 그 자체로서 논픽션 덕질 문학의 소재로 아주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작가들이 취재하고 섭렵해야 할 자료들의 양은 매우 많습니다. 그것들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때로는 큰 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돌 덕후들은 이미 돈과 시간을 들여 엄청난 양의 컨텐츠를 즐겁게 씹어먹는 중이지 않습니까? 글을 쓰기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없지요. 게다가 억지로 쥐어 짜는 거짓된 감정이나 상황도 필요 없고요. 그냥 평소 아는 대로 느낀 대로 줄줄 써내려 가기만 하면, 책 한 권이 뚝딱 나오지요. 완전 럭키비키 볼셰비키 한마비키 아닙니까!
내 가수에 대한 사랑만으로 쓰는 덕질 문학!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진정성만 있다면, 글쓰는 재주 따위는 부차적입니다. 물론 팬튜브나 웹툰 제작 또한 "덕질 예술"의 한 장르입니다. 우리 바위게들은 이런 방식으로 QWER 유니버스를 확장해 가는 또 다른 예술가들이지요.
이 글을 쓰는 12월 1일 현재,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QWER 공연은 더 이상 공식 스케줄에 보이지 않습니다. 마카오와 방콕에서 행사가 있으며, 그 외에 인천 고등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와락!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지요. 수많은 대학 축제와 페스티벌을 QWER과 오프라인에서 함께 했던 2024년의 모든 순간들이 꿈만 같습니다.
2024년 11월 26일에 있었던 인스타 라이브 방송에서, 빙튜브는 자컨을 너무 많이 내놓으면 바위게들 버릇 나빠진다며 좀 아껴 보라고 농담했지요. 하지만 이미 도파민 중독자로 만들어 놓고서, 너무 무책임한 말이 아닙니까! 그러나 빙튜브도 사람인지라, 몸이 두 개가 아닙니다.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QWER이 어떤 방식으로든 오프라인에서 팬들과 만날 기회가 겨울 동안 자주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각종 겨울 스포츠 및 게임 페스티벌 등에도 등장 가능하고, 카페 일일 아르바이트 형식도 나쁘지 않죠. 작년 11월에 QWER은 <도레도레>라는 카페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요. 제가 참 즐겨 보았던 컨텐츠 가운데 하나입니다. 데뷔 후 첫 외부행사이니, 얼마나 풋풋했겠습니까. 그런데 이미 그 때에도 그녀들을 보기 위해 매장을 찾는 팬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고객 응대가 똑 부러지는 히나의 똑순이 포스가 돋보였죠. 시요밍이 질투하는 핵인싸 영업왕, 냥뇽녕냥! 반면에 어리버리 시요밍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겨울 시즌에라도 꼬북이 도넛밍으로 좀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난 아무리 봐도 저 때가 더 좋은데...
아유, 오늘은 아재 감성이 아주 글에 뚝뚝 묻어나네요. 더 추해지기 전에 서둘러 글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이미 너무 길게 썼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현생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덕질하며, QWER과 동반성장합시다! 알이즈웰!
https://www.youtube.com/watch?v=AwA1twfrrLI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647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