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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실 Apr 05. 2021

바쁨의 버블

멈추면 보이는 시간

바쁘다는 건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동의어처럼 사용한다. 바쁘게 지내면 잘 지내는 것으로 착각 건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동의어처럼 사용한다. 바쁘게 지내면 잘 지내는 것으로 착각한다는 거다. 만약 바쁘게만 움직이는 거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왜 바쁜 것인지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해야 한다.


바쁘다 바빠!


최근 MBC의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보는데 개그우먼 장도연이 콩나물에 물을 주는 장면이 등장했다. 거실 소파 위를 여러 번 넘어 다니면서 물을 옮기는데, 이 모습을 본 다른 출연진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왜 굳이 넓은 곳 놔두고 소파 위로 다니세요? 이 말을 들은 그녀는 곧바로 이렇게 답했다. '짧은 동선, 시간 아껴야죠.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인데.’ 이 짧은 답변이 그냥 흘러가지 않았다.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바쁘게 만들었을까? 공감되면서 한편으로 짠한 마음이 들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바쁘다!! 바빠!! 아휴~ 정신없어!!' 급변하는 세상에 발맞춰 살아가려다 보니 바쁘다는 말이 입에 붙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데도 일단 달리는 것을 선택한다. 하는 것에 중독이 된 것처럼 말이다.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틈도 없다. 바쁘게 사는 게 잘사는 거라고 주문을 외우며 무작정 버틸 뿐이다.


바쁜 하루를 보내며


혹시 바쁘게 사는 게 목적이 아닌데 목적이 되어 버린 건 아닐까? 왜 바쁜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나를 돌아봐야 한다. 바쁜 삶을 유지하고자 바쁘게 살거나 잘살고 있다는 것을 바쁘다는 사실로 증명해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잘못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는 거다. 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할 때 과속으로 달리다 보면 어떤가? 창가 너머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자연스럽게 시야가 좁아지고 긴장 상태로 앞만 보게 된다. 바쁘게 살아갈 때 비슷한 경험을 한다. 시야가 좁아지고 앞만 보며 달린다. 왜 사는지?, 왜 일하는지? 의미를 생각하기보다는 무언가 했다는 행동에만 집착하게 만든다.


속도 줄이기!!


우리는 바쁜 삶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바쁘게 사는 게 목적이 되었다면 속도를 높이는 악셀이 아니라 속도는 줄이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바쁨에도 버블이 존재한다. 버블은 금세 사라지는 허상이다. 시간이 지나면 순식간에 터진다. 많아 보이던 것도 터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허탈감과 허무함만 남을 뿐이다. 지금도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면 '바쁠수록 천천히'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의식적으로 천천히 속도를 늦추는 거다. 속도가 줄어들면 시야는 넓어진다. 바쁨의 버블을 보이면서 왜 바쁜지 상황을 인지하게 된다. 버블이 더 많아지기 전에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버블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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