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 동아리
그리고 사랑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난 너희가 무관심한 줄 알았어.
첫날 하루 관심을 가졌나
그 후론 1학기를 지나
1년 내내
넌 학교에서 화장만 했지
또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진짜 난 무진 노력을 했어.
재밌게도 하려고 했고
맛있는 것도 사 가고
책도 선물하고
칭찬도 하면서
하지만 너희는 한결같았어.
오로지 화장하는 시간이었어.
2시간 수업 내내
난 자괴감까지 들었어.
결국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친구와 술 한 잔을 마시며
난 나 자신을 위로했지.
그리고 어제 마지막 수업 날
너는 내게 과자를 내밀며
"선생님! 과자 드세요!" 하며
"선생님! 염색하셨어요?"라고 질문했지.
뭐지?
이제 와서 관심이지?
수업을 듣긴 들은 거야?
그동안 퉁명스럽고
뾰로통하기만 했던 너희가
난 과자 하나를 먹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응" 하고 대답했지.
마음속 깊이 감동하면서
그리고 너의 마지막 수업 소감을 읽었어.
글쓰기가 어려웠는데
이 동아리를 통하여
자신을 표현하고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세상에나
겉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님을 또 배웠어.
어쩌면 나를 그렇게 깜박 속일 수 있니?
떡볶이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끝나고 나오면서 담당 선생님과 대화했어.
그저 형식적으로 너네가 2학년이니
출판기념회에 사회를 맡아줄 수 있느냐고?
너희는 허락했지.
내 마음속으로는 거절이라고 생각하며
이미 다른 아이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어.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느낌이야!
"선생님! 아이들이 한데요. 놀랐어요."
"그래요. 놀랍네요. 진짜 속단은 금물이네요."
우리는 서로를 놀랬어.
그렇게까지 자괴감이 들었었는데
단 한 번에 전부 보상받는 느낌이야.
하아~이럴 수가!
너희를 통해 또다시 하나 배웠어.
앞으로 더 잘할게.
진실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결같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사랑은 얼마나 목말라하는지
윤 정 현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사랑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