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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Jun 24. 2024

과거나 기억은 현재를 위한 수단이다

과거를 있는 그래도 안아줄 수 있는 사람


과거나 기억은 데이터의 저장이다.


컴퓨터에서 데이터의 저장이란 프로그래밍이나 검색, 포토샵, 워드 작업 등의 활용을 위해 사용된다. 또 컴퓨터는 성능 향상을 위해 업그레이드, 디스크 정리, 삭제, 포맷, 액세스 등을 한다. 더 좋은 컴퓨터의 성능을 위해서 예전 것을 중고 시장에 팔거나 버리고, 새 제품을 구매한다.


곧 데이터의 저장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육체란 정신 또는 인격을 담는 그릇이다. 육체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나의 수단이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육체인 그 그릇은 성장을 하면서 바뀐다. 8년 정도면 육체의 모든 세포가 전혀 다른 새로운 세포로 대체된다.

그래서 인간은 지금만 사는 존재다.

과거의 저장된 기억은 정보를 위한 활용 가치로서만 있다. '보라 새롭게 되었도다!'라고 하였던 것처럼 그 지식과 경험의 데이터를 토대로 나를 성장시키고, 재창조하는 것이다.


곧 인간의 과거나 기억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육체가 없었다면 과거나 기억의 데이터도 없다. 목적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기억의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밭에서 곡식을 수확하기 위해 잡초를 제거하는 낫이나 호미와 같다. 낫이나 호미는 그 목적인 곡식을 수확하기 위한 도구로 유용하게 쓰인다.


다만 인간은 집적의 산물이다. 곧 습관화된 노예와 같다.

스스로는 지식인처럼 생각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살아간다. 어제 한 행동을 오늘 반복하고, 오늘 한 행동을 내일도 반복한다. 어제의 그 사람이 내일도 여전히 그렇게 살아가는 인격의 존재다.


그 사람을 지칭하여,

"이 인간아!"라고 말한다면 그 인간이 얼마나 개념 없는 사람인지 그 말에 전부 담겨 있다.

그런데 "저분은 참 훌륭한 사람이야!"라고 말한다면, 그분은 사회에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살아온 경험과 습관이 누적되어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한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변형의 변수가 있다.


과거의 커다란 상처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던 사람이 어떤 심리 치유 모임에 왔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한 마디 하고 울고, 두 마디 하고 울었다. 말을 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니 너무나 고통스럽고, 지금도 고통스럽다고 하였다. 여전히 자괴감과 자책, 원망과 미움으로 육체적인 고통은 사라졌을지라도 심리적인 악몽에 잠겨 있는 상태다.


여기에 상담사는 이런 코칭을 한다.

"지금의 당신이 과거의 자신이 아니라는 개념을 받아들인다면, 곧 믿는다면 더 이상 과거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영향력은 자신이 영향을 받기로 선택한 경우에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 말의 의미는 간단하다.

'내 것이 아니라면 갖고 다니지 마라. 내 것이라고 믿는 것만 갖고 다녀라!'이다.

과거는 지나간 데이터다. 지금 내가 다른 삶을 살기로 선택하였다면, 그러한 개념을 받아들였다면 당신은 이전의 당신이 아니다. 이제 그렇게 정의 내린 대로 살면 된다는 의미다.


육체적인 고통을 제외하고, 심리적이거나 정신적인 고통의 많은 부분이 이렇게 선택적 개념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므로 평생을 가지고 다니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람이 자기 선언이 중요한 이유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를 내리고, 선언을 하면 그는 그곳에서부터 다시 출발한다. 이는 공자가 '나이대 별로 어떤 사람이다'라고 내린 개념과 같다.

'15세를 지학(志學), 30세를 이립(而立), 40세를 불혹(不惑), 50세를 지천명(知天命), 60세를 이순(耳順), 70세를 종심(從心)'이라고 선언하였다.

이는 어찌 보면 인간으로서 그 나이에 적합한 가치관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삶의 철학이자 정의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생각이 바뀌거나 깨닫는 때가 온다. 그것은 책이나 강의, 영화나 드라마, 경험이나 조언 등을 통해서다. '앗, 그것이 아니라 이것이네.' 또는 '아, 저렇게 하면 좋겠구나!',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여태껏 그걸 몰랐네!'


이것이 조각 진리다.

이러한 조각 진리, 곧 순간의 깨달음은 삶을 점점 더 나은 인격의 삶으로 업그레이드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이 조각들이 모여 변화된 인격, 곧 예전하고 전혀 다른 인격의 존재로 태어난다. 이 또한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습관의 누적이다.

진정한 내면의 존재가 성장하고 바뀌지만, 육체 또한 전혀 다른 존재로 태어난다. '겉사람은 후패하나 속사람은 날로 새롭도다!' 하였던 말의 의미가 그것이다. 과거의 나는 죽었고, 현재의 나로 다시 태어난 존재가 지금 살아가고 있다.

이 진리의 원리를 명료하게 인식하면, 사람들은 과거에 매여 살지 않는다. 오늘을 즐기며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자유를 누린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의 치유를 받은 사람들이 아직 아파하는 사람들을 마음으로 안아주는 법을 알 때 함께 치유와 행복을 누린다. 마음으로 안아주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지식과 말로만 안아준다. 곧 지시와 명령과 가르치려는 권위만 앞세운다. 거기에는 사랑이 없기 때문에 치유는커녕 불편함만 남는다.


2023년 6월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가수 루이스카팔디의 "Someone You Loved" 공연 때 그런 안아줌의 장면이 나왔다. 그는 공연 도중 온몸을 떠는 뚜렛 증상으로 공연이 중단되었다. 틱 장애이기도 한 이 신경질환으로 멈춘 순간 거기에 모인 수만 군중이 떼창으로 공연을 이어갔다. 가수의 울먹임과 함께 계속 공연을 이어가려다 멈추고, 또 이어가려다 멈추는 가수를 향해 떼창으로 위로하는 최고의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그 공연을 마친 관객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이것만 말할게요. 당신은 끝내줬어요!"

"힘내요! 계속 싸워요! 당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나의 영웅입니다!"


안아준다는 것은 그 상태 그대로 사랑함이다.

우리 모두는 이 지구에 잠시 왔다 떠나는 여행객이다.

그 짧은 여행에서 우리는 부족함과 수많은 실수들을 가지고 살아낸다. 그러므로 살아내는 그 자체가 영웅이요 아름답다.


과거에 매이지 않는 사람, 그리고 그 과거를 있는 그래도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인생이라는 여행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 삶을 살아내고 있는 영웅들이기에...



윤 정 현



과거에 얽매여서 지금의 순간을 놓치지 마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하는 이유는

당신의 권리이자 의무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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