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 모양으로 접을까?
접는다는 말이 있다.
사전의 첫 번째 정의대로 정말 물리적으로 반 꺾어 포개는 것 말고, 무언가에 대한 마음이나 의지는 꺾는다는 뜻으로 쓰곤 한다.
나는 지금 무언가를 접고 있다.
너무 찌질해서 자세히 말하고 싶진 않지만, 이렇게 말함으로써 모두가 눈치를 챌 것이 분명한 그 마음.
사실 나는 종이접기를 잘하지 못한다.
어울리지 않게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 100이 아닐 거라면 99를 하느니 아예 0을 하겠다는 사람인지라 애초에 시도도 잘하지 않는다.
종이를 접을 때 각이 딱 맞지 않아 접하는 면의 종이가 삐져나오는 것을 보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다.
이전에는 꿈을 종이 접듯 접어보았다.
역시나 잘 접지 못했더랬다.
살짝 삐져나온 정도를 넘어 아예 엇맞아버려 결국 다시 펼치게 되었고, 그저 구겨지고 주름진 꿈이 되었을 뿐이었다.
이번에도 그럴까 겁이 난다.
이왕 접을 거면 깔끔하고 싶다.
쿨했으면 좋겠다.
멋지고 싶다.
구깃구깃 종이뭉치가 아닌, 종이학이 되었으면 한다.
빳빳한 종이는 오히려 각을 맞추어 접기가 쉽고, 얇고 흐물거릴수록 예쁘게 접기 힘들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철판처럼 두껍고 딱딱하면 아예 접는 게 불가능하겠지
내 마음은 너무 굳어서 접기 힘든 걸까, 너무 여려서 접기 힘든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