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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자헌 Nov 14. 2022

혜화동 골목길

하얗 머리 센 여인

까맣게 염색한 여인 나란히

누렇게 물든 혜화동 골목오르네

싱글싱글 개구진 표정으로


한 걸음걸이 좀 봐요

분명 저들은

단발머리 시절 그들이 저지른

기막힌 실수들을 말하고 있을 거야


서로의 단어 하나

손짓 하나

까르르 살아나는

빛 고운 순간들을 말하고 있을 거야


늦가을 내리던 비 그치고

하늘은 흐리네


축 처진 낙엽 위로

앙상한 나뭇가지


저들도 알까

당신들이 지금

얼마나 곱게

빛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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