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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은 Jun 06. 2024

중년으로 사는 연습 69. 대물림

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69

대물림


어린 손 올려 버스 서기를

신호하며 기다리듯이


옹기종기 쌓여가는 세상살이

아버지 손길을 따라

무심코 걸어온 길


“어디로 가요.”라고 묻지 못했고

마음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조금 빠르거나 느리거나

조금은 굴곡진 길을 걸으며


지나온 흔적이 점점 같아져 가고

그 시절 그 이유를 알게 되는 슬픔을

이제서 공유하게 되는 시절


그 흔적이 몸으로 옮겨와

마음이 흐뭇해하는 날들에 서있다.


정해진 목적지로 향하며

천천히 걷는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지만


손끝에 맺힌

아버지의 나이테를 더듬으며

오래된 이름을 살듯 누군가

또 삶을 꿈꾸는 것을 보며


세상살이 이정표가 되는 별이

가슴에 떠오르길 기원하게 된다.


"어느새 수십 년 대를 이어 2대를 걸어와 쉬운 길을 따라 3대로 이어가라고 말하고 말았다. 교육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잘 아는 길이라고 말하는 나를 보며, 지나던 개가 웃어야 하는 일이지만, 후회는 없다. 같은 길 위에 서서 좀 더 크고 넓은 세상을 보기를 기원하고, 학문이 공부로부터 시작된다는 진리를. 공부가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살이라는 걸 알아가는 청춘시절 삶이 생겨나길 기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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