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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Oct 18. 2016

꿈꾸는 결혼생활

아름다운 사연이 늘어가는 나날이었으면.

  웨딩 판타지. 여자들이 많이 갖고 있다고 하지만 남자도 있다. 엄청나게 디게디게 이쁜 여자랑 평생동안 행복하게 사는거다. 왕자님 꿈꾸는 여자들이랑 다를바가 없다. 차이점이 있다면 남자는 이쁜 여자랑 살려고 공부하고 운동하고 직장다니고 집사고 차사고 옷산다. 인생의 모든 것이 바로 '미녀'에 꽂혀있다. 


 

 그래서 연정훈이 배우로써 얼마나 잘나가건 아니건 아무것도 중요치 않다. 바로 한가인과 결혼한 남자. 그러면 연정훈은 그 순간 인생을 성공한거다. 다른걸 바랄게 없다. 극한의 행복이고 축복이다. 그때부턴 이제 이 여자를 어떻게 행복하게 해주냐. 그래서 나랑 만나서 이 여자가 얼마나 좋아하냐. 그걸로 그냥 아주 마약을 빤듯한 쾌감을 느끼면서 산다. 


상대방이 이쁘고 멋진 사람이면 엄청 좋겠다. 그건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 사람 만나서 뭐하고 어떻게 먹고살래 하면 또 답이 없다. 앞으로 몇십년 둘이서 합을 맞춰야 한다는데. 도대체 뭐하냐. 매일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하던거 할텐데. 사람이 매번 다이나믹하게 변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생활이 별거 없다는건 딱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들 보면 된다. 일반적인 결혼이란 그냥 그런거다. 밥먹고 TV보고 밤에 옆에 누워서 자고. 아플 때 약사다주고 모임 같이 가고. 애들 키우다가 한 번씩 티격태격하고 여행갔다가. 뭐했다가. 그걸 몇 십년간 하다보면 익숙해지고..남들 보기엔 하하호호 잘지내요 하지만, 지루하다.



  그래서 아이가 필요하다. 너와 나의 여행은 결혼이란 해피엔딩을 맞았으니. 그 이후는 가족이란 이름의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아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이 시점에서 나는 나고, 너는 너고, 나는 나의 가치관이, 너의 가치관이, 하면서 따로 선다는 것 자체가...


"난 너 별로 그렇게까지 사랑하진 않아. 굳이...굳이..그래야 돼?"


 이런 자기고백일 뿐이니. 상대를 아직 더욱더 사랑할 여지가 있다는걸 깨달으면 되겠다.



  아이 말고도. 둘이 힘을 합쳐 같이 만들어나가는 무엇인가. 그래서 고민도 하고 싸우고 울고 웃고 토닥토닥 위로하면서.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텃밭에 농사를 짓든..몸치 둘이서 춤대회를 나간다고 설치든..단편 영화를 한 편 찍든..갑자기 공동저자로 소설을 쓴다던지 ㅋㅋ 다이어트를 하고 몸짱을 목표로 하든.. 배낭하나 들쳐매고 유럽에 배낭여행을 가든.. 둘만의 추억을 만들 무언가.


 사연이 넘치는 가정이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괜시리 키득거릴만한 추억. 그걸 같이 킥킥 거릴 누군가가 내 배우자라면 정말 멋진 일이다. 죽을 때도 편안하게 눈을 못 감을거다. 정말 사는 맛이 좋으니까. 더 살고 싶어서 ㅋㅋ


 


  집은 그냥 구색만 갖춰줘도 된다. 2명 살집이니까. 투룸하나 얻어서 살아도 무관하다. 차가 없어도 되고. 가전제품도 중고로 사면 되니까. 집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적금 없는 저금 털어 대출까지 해가며 사니까..자꾸 집에만 있게 된다. 그렇게 피땀흘려 집을 하나 장만하는데. 당연히 집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진다.


 단촐하고 작은 집이면. 특히나 집주인이 따로 있으면 청소할 곳도 적고 관리할 것도 없다. 웬만한건 알아서 해준다. 주말에 망치들고 퍽퍽퍽 하지 않아도 된다. 빈 공간 어떻게 이쁘게 채울까하고 스트레스 안받아도 된다. 


 집만큼은 나뒹굴어져서 아무렇게나 편하게 뒹굴뒹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그런 곳이 워낙에 없으니까. 어딜가든 자꾸 다른 사람 신경써야 하고.


 고운 색감이 필요할 때면, 그냥 둘이 이쁜 까페에 가면 된다. 책도 보고 이야기도 할 수 있다. TV는 원래 잘 보지도 않으니까 없어도 된다. 집에서 컴퓨터하는건 1평이면 충분하다. 자꾸 방에만 있으면 뱃살만 늘고.. 아줌마, 아저씨 된다. 집값 아껴서 밖에 나돌아다닐거다. 


 친구들 초대는 안하면 된다 ㅋㅋ 근처 놀러오면 맛집 같은데 들려서 맛난거나 하나씩 먹여주면 좋아들 할거다.


 만약 서울에 살거라면 차는 꼭 필요치 않다. 지하철이나 버스도 잘되어 있고. 택시도 많다. 자동차를 탈일은 그냥 출퇴근할 때 뿐이다. 여행가선 하나 렌트하면 된다. 그보다, 멀리까지 갈 땐 어차피 버스나 기차가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


 이런 돈은 바구니 만들어서 집에다가 현찰로 쌓아둘거다. 우리 돈 많다 그러고. 꺼내서 깨작깨작 쓰는거지. 월급 생활비에 갖다 꼴아박고 용돈 30만원에, 비자금 쬐끔 만들려고 발버둥치는 아저씨들 무진장 많다. 그냥 좀 여유롭게 사는게 훨씬 좋은데. 


 그래야...진짜 행복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갈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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