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시즌 3를 마무리하며
본 글은 다소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3'이 7월부터 넷플릭스에서 시작되었다.
시즌 1과 2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많은 기대 속에서 제작된 시즌3에선 한층 더 성장한 아이들(이라기보단 청소년에 가까워진)의 모습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괴물의 모습도 더 기괴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즌 내내 이야기의 배경이 되어왔던 호킨스 마을은 나름의 근대화가 진행된다. 그 대표적인 예는 바로 '대형 쇼핑몰'의 등장이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3는 마을에 새롭게 지어진 종합 쇼핑몰인 '스타코트 몰'에서 시작된다. 스타코트 몰의 등장으로 호킨스 마을의 작은 상점들은 문을 닫거나, 스타코트 몰 속으로 편입된다. 대형 쇼핑몰과 시즌 3에 나오는 거대한 괴물은 '균질화'라는 공통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거대한 괴물들을 소수의 사람들이 물리쳐낼 수 있을까?
기묘한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사회적으로 약자에 속해 있다. 아이들, 사무실 인턴, 아이스크림 가게 알바생, 미망인, 칩거하고 있는 음모론자 등, 거대한 악에 맞서서 싸우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약자들이다. 막강한 힘을 보여주었던 엘도 그러하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3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재미포인트는, 등장인물들의 관계일 것이다. 비록 선형적인 관계들이지만, 새롭게 정립된 아이들의 '러브라인(?)'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불쌍한 '윌'을 제외하면, 하이틴 세대답게 다들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를 데리고 있다. 때문에 드라마를 보다 보면 옆구리가 시려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이성 간의 사랑 이외에도 자식애, 남매애 또한 보여준다. 이들은 사랑과 유대로 묶여있기에 강해질 수 있다.
시즌 3에서도 괴물의 정체와 속성, 그리고 목적은 완벽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시즌 3에서 이야기를 다 끝내지 않은 만큼, 시즌 4가 빠르게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기묘한 이야기는 항상 괴물과의 싸움이 클라이맥스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특히 클라이맥스로 가는 과정마다 즐거운 퍼즐적 요소들을 집어넣었기에 지루하지 않다. 호킨스 마을에 일어난 쥐 소동이나, 온갖 비밀 암호들을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장소에서 풀어내는 과정은 그 자체로 서스펜스적인 요소가 있다.
또한 서사의 중심이 '엘'에게서 다른 인물들로 옮겨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등장인물들은 일종의 '어벤저스' 팀으로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한 명이라도 빠지면 위기 극복은 불가능했으리라.
또한 화면의 전환 하나에도 신경을 썼다는 점, 그리고 특유의 화려한 스타코트 몰의 색채 등, 그저 이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조금 구식이긴 하지만 '사랑과 유대'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내게 아주 잘 먹혔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