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버스푼이었다.
그것도 '이 안'에 살았다.
노란 길을 따라 노란 이층 집들이 가지런히 늘어선 마을이었다.
하얀 햇빛이 언제나 마당 가득 부서져 합성섬유의 노란 해바라기 꽃잎 위를 구르는 곳,
소매가 없는 노란 통옷의 튜닉을 입은 사람들이,
노란 담으로 둘려있는 마을에 산다.
바로 너머는 '그 안' 이었다.
폴리에틸렌의 인조잔디가 파랗게 깔린 들판,
그 위로 푸른색의 아담한 단층에 에메랄드빛 석회석 연못을 가꾸며 사는,
한 장의 파란 토가 천으로 몸을 감싼 사람들이 있다.
여기는 옆 마을, '저 안'의 가장자리를 돌아가며 담장을 울타리처럼 둘렀다.
'그 안' 쪽은 파랗고 '저 안' 쪽은 빨간 담장이었다.
붉은 흙이 드러나 메마른 무덤들이 누운 마을,
그 사이로 빨간 페인트 자국으로 얼룩진 판자를 대충 덧댄 지붕들이 빼곡하게 들어앉은,
'저 안'에는,
빨간 비닐 포대를 뒤집어 쓴 사람들로 꾸물거린다.
나는 그들을 몰랐다.
노란 담장의 '이 안'에서는,
'파란색의 마을 '그 안' 너머로, 죽은 자들만 갈 수 있는 안식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