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꼰대인가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논쟁이 있다. "저 사람은 너무 이기적이야." "아니야, 개인주의적인 걸 이기적이라고 보면 안 돼." 이처럼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하는 대화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분명 이 두 단어는 정의부터 다르지만, 우리는 종종 이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상황을 받아들일 때 우리의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개인주의는 자신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면서 타인의 삶을 침범하지 않는 태도다. 반면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행위다. 정의로는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여 편견이 생겨나기 쉽다. 예를 들어, 팀 회식에서 어떤 동료가 자신이 원하는 메뉴만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그를 '이기적'이라고 쉽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단지 자신의 개성을 지키려는 '개인주의자'일 수 있다. 다수의 의견에 무작정 따르기보다 자신의 선호도를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 그에겐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기적이다'라는 평가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느 세대에나 이기적인 사람은 존재하며 때로는 우리 자신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느냐다.
"요즘 애들은 너무 개인주의적이야"라는 말은 MZ세대를 향한 흔한 비난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한 개인주의인지, 혹은 단순히 이기주의로 비치는 것인지는 기성세대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MZ세대는 자기 시간을 존중하고 효율을 중시하는 문화를 가졌다.
퇴근 후의 집단 회식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불필요한 대면 회의 대신 메신저로 소통하길 선호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기성세대는 "조직을 위한 희생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하지만, MZ세대의 입장에서는 "왜 불편함을 감수하고 개인의 시간까지 회사에 바쳐야 하나?"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우리도 젊었을 때는 기성세대에게 이해받지 못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왜 저분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할까?'라는 답답함이 컸다. PC통신과 인터넷을 처음 접했던 우리 세대를 향해 "컴퓨터만 하면서 시간 낭비한다"라고 꾸짖던 부모님들처럼, 지금의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흘러 우리도 기성세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도 한때 답답해했던 '꼰대'가 되기 쉽다.
'꼰대'는 타인의 선택과 가치를 자신의 기준으로만 판단할 때 나타난다. "우리 때는 이렇게 했었는데"라는 말로 시작하는 조언은,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해도 상대방에게는 불편한 간섭으로 느껴질 수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는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려면 세대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노력이 필요하다. 퇴근시간에 맞춰 칼같이 퇴근하는 직원들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책임감이 없어"라는 질책보다는, 그들이 생각하는 회사와 직업관이 어떻게 다른지를 고민해 보는 것이 더 생산적일 수 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세대의 가치관을 '틀렸다'라고 단정 짓기 전에, 왜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지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꼰대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꼰대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는 것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려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