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
#슬기로운 의사생활 #김준완_현실 ver
두 가지 해시태그가 눈길을 끌었다. <다큐 3일> 509회 대학병원 흉부외과 편의 유튜브 타이틀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영향으로 유튜브에서도 의사 브이로그가 높은 조회 수를 얻고 있다. <다큐 3일> 풀영상을 보기 전, 의사들의 리얼한 72시간을 기대하며 방송 본을 클릭했다. 나의 기대에는 부응했다. 흉부외과 의사들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의 집중력은 10분도 채 가지 않았다. 그들의 모습을 굴곡 없이 나열하여 보여주는데 지루함이 느껴졌다. 분명 내가 보고 싶었던 스토리와 그림이었다. 의사들의 리얼한 생활. 그런데도 흥미를 가지고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그럼 유튜브에 올라오는 의사들의 브이로그는 다를까? 브이로그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생활을 굴곡 없이 나열해놓은 영상일 뿐이다. 그런데 왜 브이로그는 1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을까?
먼저, 매체의 특성상 속도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다. 똑같은 내용일지라도 다큐의 1시간 내용을 브이로그에서는 10분 내외로 보여준다. 빠른 전개와 빠른 장면 전환은 시청자의 집중력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또한, 다큐는 시청자와의 친밀감이 비교적 낮다. 즉, 시청자와 거리감이 있다. 브이로그에서는 대부분 셀프 카메라가 많기 때문에 본인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까지 하나하나 가까이에서 보여준다. 본인의 사적인 공간과 생활까지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이러한 친밀감이 영상의 스토리로 이어진다. 다큐에서는 보통 인터뷰 형식으로 제작진이 질문을 하고 출연진이 그에 답하는 그림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브이로그에서는 출연진이 직접 카메라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그에 덧붙여 자막으로 못했던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풀어놓기도 한다. 의사들의 다큐와 브이로그의 공통점은 의사들의 리얼 라이프 스토리였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들 본인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냐는 것이다.
6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시청자의 눈을 붙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빠른 전개 속도에 익숙한 1020세대에게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다큐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 들려주고자 하는 것을 영상에 담는다면 이목을 끌 수 있지 않을까. 출연진에게서 이야기를 꺼내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어떨까.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