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인드 무장 경찰 Feb 26. 2024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캐릭터와 스토리 구조 분석


무라카미 하루키가 왜 유명한지 알게 해 준 소설!

상실의 시대입니다.



1. 한 줄 요약


제목 그대로 등장인물 모두 결핍이 있어요. 결핍을 채우길 원하지만 쉽게 되질 않아요. 자세한 분석은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중요한 건 결핍 때문에 바로 제목 역시 상실의 시대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생각한 몇 가지 분석해보려 합니다.




2. 캐릭터


주인공은 나(와타나베), 나오코, 미도리가 있습니다. 그밖에 서브 캐릭터와 중심 캐릭터도 있지만 이 정도만 볼게요.



주인공 와타나베는 첫사랑 나오코의 사랑을 얻지 못합니다. 그 결핍을 여러 여자들을 만나며 채워보려 하지만 채워지지 않아요. 나오코에 대한 사랑 이상의 감정(책임감으로 느껴짐)을 가집니다.



다른 주인공 나오코는 주인공과 먼저 죽은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존재입니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죽은 남자친구에게서 느끼지 한 감정을 와타나베에게 느끼죠. 그래서 더 갈등하고 괴로워합니다. 죽은 남자친구에 대한 죄책감인지 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그 결핍을 남자 주인공 와타나베를 통해서도 극복하지 못합니다.



세 번째 주인공 미도리.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공감하고 행복을 바랐던 인물이에요. 미도리는 나오코와는 반대의 성격으로 자기표현이 강하고 억척스럽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죠. 그런 그녀가 주인공을 좋아해요. (주인공 와타나베는 복 받은 남자)

그러나 미도리 역시 모친이 병으로 죽고, 부친 역시 같은 병으로 죽게 되죠. 어린 시절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인지 그녀는 곳곳에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말을 자주 합니다. 미도리 역시 사랑에 대한 결핍이 있는 여자입니다.


3. 묘사


상실의 시대는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삼류 로맨스 소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랬어요) 저질스런 성적 표현이 나오기도 하니까. 그러나 이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훌륭한 소설이 맞습니다.

특히 등장인물이 대화하는 장소 곳곳에서 비틀스의 음악이 들리는 듯합니다. 이 소설 부제가 노르웨이의 숲이었죠?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음악이 흘러나오는 상황.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하루키만의 묘사 방식이나 글의 리듬감은 잃어본 사람이라면 알 거라 생각해요.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4. 소설의 구조와 플롯


주인공 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1인칭 시점 소설입니다. 1인칭의 장점은 주인공이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게 그대로 전달되죠. 감정 이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소설의 구조를 보겠습니다.


처음 도입부에서 주인공 와타나베가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합니다. 멋진 장면이죠.

영화 타이타닉도 비슷한 방식으로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나이가 많은 여자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하죠.


과거 이야기가 시작되며 첫사랑 나오코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말없이 그녀가 사라지죠.

바로 여기서부터 사건이 시작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어느 정도 내러티브 구조가 가미되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에 첫사랑에 대한 주인공의 결말도 있기에 플롯이 있다고 봅니다.


결론 부분은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마지막에 와서 와타나베가 미도리를 찾습니다. 그녀에게 연락해요. 그러자 미도리가 와타나베에게 "지금 어디냐"라고 묻죠. 단순히 장소를 묻는 건지 다른 것을 묻는 건지 모르지만.

 

주인공 스스로 '내가 어디 있는 건가'라며 되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소설은 막을 내리게 되죠. 결국 주인공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는 결론입니다. 불친절합니다.



저는 책을 덮고 가만히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상실의 시대 소설의 여운이 강하게 남는 걸 느꼈습니다.

만약 하루키가 결론에 와서 이런저런 결과를 알려줬다면 그 의미가 퇴색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소설의 묘미였구나. 그래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구나.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오래전 출간된 책이라 지금 와서 리뷰를 쓰는 것도 좀 그렇습니다만, 저는 단순히 느낀 점을 쓰지 않아요.


소설의 구조와 캐릭터, 시점 등 작법을 토대로 공부하듯 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무라카미 하루키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추천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