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7월 1주차_아직 한참 남은 이 더운 날들을 잘 버티기로 마음먹고
예상 못한 주말의 과음으로 지난밤 골골 대다 맞이한 월요일 아침. 어제는 본가에 다녀왔고, 닭 한 마리를 푹 고와서 이것저것 가득 넣어서 만든 엄마의 삼계탕을 맛있게 먹었고, 반마리를 더 챙겨주셔서 집으로 가지고 왔다.
반계탕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미나리오징어초무침과 진미채볶음과 오이무침을 꺼내고, 포도 몇 알과 수박주스도 준비했다.
예상 못한 보양식으로 기력을 조금이나마 회복하고는. 오늘부터는 운동을 열심히 해보기로 마음먹는 월요일.(22.07.04)
연일 더운 날의 연속. 출근길에 땀구멍이 모두 열려 온몸이 금세 땀범벅이 되고, 사무실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없인 살 수가 없고, 갑자기 잡힌 회식에서 배불리 먹고 점점 힘겨워하는 셔츠를 보며 애꿎은 배만 쓰다듬고, 가만히 있어도 더워 쉬이 잠들지 못하고. 그래도 밤은 지나고 아침이 오면.
오곡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사골미역국 건조블록을 뜨거운 물에 풀고, 고추참치캔 하나를 따고, 오징어채볶음과 오이무침을 꺼내고, 아몬드우유를 컵에 따랐다.
역시나 밖을 나서자마자 주룩주룩 흐르는 땀. 매일 아침 곤욕이지만, 지하철의 에어컨에 금세 행복해지는 아침. 오늘은 화요일, 덥지만 상쾌하고 시원한 일들이 가득하기를.(22.07.05)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밤, 에어컨과 선풍기 없이는 잠시도 버티기 힘든 시간이 반복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여름이 나를 시험하고 있다. 덥다 보니 찬 음료를 많이 먹다 보니 배도 좀 아픈 것도 같고. 아직 한참 남은 이 더운 날들을 잘 버티기로 마음먹고 오늘도 주방으로.
오곡밥 위에 치킨카레를 얹고, 오이소박이와 진미채볶음과 오이무침을 꺼내고, 사과 반의 반쪽을 먹기 좋게 자르고, 아몬드우유를 컵에 따랐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에 방금 바른 선크림은 금세 사라지고, 오늘도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치는 수요일의 출근길. 더위를 식혀줄 비 소식이 기다려지다가도 습한 것도 힘들고 참.(22.07.06)
덥다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생각으로만 잔뜩 계획을 세우고 집에 오면 씻고 소파에 눕는 게 자연스러운 요즘. 식욕도 생겨서인지 어젯밤엔 컵라면이 먹고 싶은 것을 참아내고는.
흑미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튀김우동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진미채볶음과 오이소박이를 꺼내고, 참치통조림 하나를 따고, 사과 반의 반쪽을 먹기 좋게 자르고, 아몬드우유를 컵에 담았다.
오늘도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 도착 3분 전이라 오랜만에 달리기를 해서 그런지 땀이 더 샘솟아 흐른다. 씻고 선크림을 바르고 깨끗한 옷을 입은 게 의미 없어지는 순간이 쉬이 오고. 그렇게 오늘 나는 퇴근하고 운동하겠다는 의미 없는 다짐을 쉬이 하고 만다.(22.07.07)
어제는 배달음식을 시켰고, 맛이 너무 없어서 억지로 조금 먹고 나머지는 다 버리고 말았다. 그 영향인지 다음날 아침에는 배가 조금 아팠고, 정말 오랜만에 아침밥을 먹고 싶지 않아 냉장고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그래도 간단하게라도 챙겨 먹기로 마음먹고는.
흑미밥 하나를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김과 오징어젓갈과 오징어볶음을 꺼내고, 아몬드우유를 유리컵에 따랐다.
벨트와 손수건을 깜박한 출근길. 다행히 바지는 흘러내릴 일이 없으나 흐르는 땀은 어쩔 수 없이 흘려보내고. 한주가 지나고 찾아온 주말의 시간 동안 조금은 부지런히 움직여보기로 마음먹는 금요일 아침.(22.07.08)
아직 한참 남은
이 더운 날들을
잘 버티기로 마음먹고
오늘도
주방으로.
글, 사진 / 나무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