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8월 3주차_조금 막막하면서도 설렌다
입원 5일차. 입원 후 계속 주말이었던 터라 기본적인 검사를 받았고, 이렇게나 많이 잘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푹 잤다. 잘 먹고 잘 쉬니 어느새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증상은 계속 나빠지는 상황이다.
병원 일반식은 밥과 국과 4가지 반찬으로 구성된다. 흰쌀밥과 미역국과 깍두기와 삶은 양배추와 연근조림과 코다리조림이 나왔다. 엄마가 챙긴 오이소박이와 배추김치도 꺼내서 (상주보호자인) 엄마와 마주 보고 앉아 함께 식사를 했다.
오늘은 진단명 확정을 위한 마지막 검사 후 치료를 위한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게 된다. 치료 잘 받고 푹 쉬면서 얼른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으쌰으쌰!(22.08.16)
입원 6일차. 어제까지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다. 치료도 아닌 검사인데 기다란 주삿바늘이 허리를 뚫었고, 수백 번의 전기자극을 받았다. 쉽지 않은 검사를 거쳐 오늘 그 증상으로 판정받았다. 생각보다 증상이 호전되어 보여 내일 퇴원할 수 있을 거란 담당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흰쌀밥과 소고기뭇국과 돼지불고기와 두부조림과 우거지무침과 배추김치가 나왔고, 누나가 보내준 멸치볶음과 깻잎김치도 꺼내놓았다.
밥을 먹고, 약을 챙겨 먹고, 영양제를 먹고, 엄마가 깎아주는 과일을 챙겨 먹는 일련의 과정이 어느새 익숙해진 병원의 시간.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전과 달리 건강하게 살아야 할 텐데, 조금 걱정도 되고, 섣부른 의욕이 앞선다. 나를 건강하게 돌보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올해 남은 시간들을 더욱 건강하게, 더욱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 한가득.(22.08.17)
입원 7일차. 어제 회진 때 오늘 상태 보고 퇴원할 수도 있다는 담당의사 선생님의 말에 조금 기대하고 있다. 오전 회진을 앞두고 오늘도 깨끗하게 목욕을 했고, 아침밥도 깨끗이 비웠다.
흰쌀밥과 우거짓국과 가자미조림과 배추김치와 청포묵과 감자볶음이 나왔고, 구운 김과 멸치볶음을 따로 꺼내놓았다.
오늘도 하늘은 파랗고, 몸 상태도 좋다. 집에 가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조금 막막하면서도 설렌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기로.(22.08.18)
나를 건강하게 돌보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글, 사진 / 나무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