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가 취미인 나에게...
인터넷 쇼핑이 취미인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아내.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신나게 쇼핑을 즐긴다. 나도 옆 컴퓨터에 앉아 신나게 유튜브 경제, 주식 강좌를 듣고 우리 집 재무상태를 기록한 엑셀 시트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아내는 내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세상에 재밌는 게 얼마나 많은데. 보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숫자들과 휘황찬란한 그래프들이 떠있는 모니터 속으로 빠져드는 내가 이해가 안 돼 진심으로 물어왔다. 그게 재밌냐고. 나도 진심으로 대답했다. 정말 재밌다고. 그리고 덧붙였다. 요즘 같은 세상에 투자를 통한 재테크는 필수야.
아내: 나도 지금 저축은 하는데... 나처럼 저축만 하면 안 돼?
나: 음.. 은행에 저축하면 이자를 주잖아? 그게 요새 많아봐야 2%~3% 야.
근데 물가도 비슷하게 올라가거든. 그러면 결국 내가 저축한 돈은 불어나는 게 아니라 제자리인 거지. 특히 요즘은 물가상승률이 은행 금리보다 높아서 적금을 하는 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때도 있어.
그래서 저축만 하는 건 재테크라 할 수가 없지. 은행 이자보다 많이 벌 수 있게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해!
아내: 적금을 하면 이자를 주는데 그게 왜 마이너스야? 플러스지.
나: 그건 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야. 예를 들어 볼게. 우리 어렸을 땐 짜장면 한 그릇에 2천 원 정도 했어. 지금은 4500원 정도 하잖아? 5천 원 갖고 지금은 한 그릇밖에 못 먹지만 예전에는 짜장면 두 그릇에 군만두도 먹을 수 있었어!! 5천 원짜리 지폐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데 왜 살 수 있는 건 줄었을까? 이게 바로 돈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야. 짜장면 예처럼 5천 원의 가치는 [짜장면 2그릇 + 군만두] → [짜장면 1그릇]으로 하락한 거지. 앞으로는 5천 원으로 짜장면 1그릇도 먹기 힘들게 될 거야.
물가가 올랐다는 말은 결국 돈 가치가 떨어진 거란 말이지. 그래서 재테크 수익률은 물가상승률보다 높아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내 돈은 실질적으로 계속 줄어드는 게 돼버리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통장에 넣어놓은 내 돈이 마이너스일 수도 있다고?' 갑자기 아내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아내: 그럼 내 돈을 지키려면 재테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겠구나...
나: 물론! 자고 나면 내 돈이 줄어든다고 생각해봐? 무섭지 않아? 그리고 내가 재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두 개 더 있어.
하나는 우린 맞벌이니깐 돈 버는 건 두 명이잖아. 만약에 돈 버는 사람이 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심지어 얘는 잠도 안 자고, 주말도 없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오는 거야. 생각만 해도 너무 좋다!
두 번째는 우리가 지금은 젊고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 쉽지만, 나이가 들면 할 수 있는 일도 적어지고 받는 월급도 줄어들 테니깐 미리 준비해서 우리를 먹여 살려 줄 분신을 만들어 놓는 거지!
어때? 재테크 재밌겠지?
이렇게 경알못 아내와 재테크가 취미인 남편의 1문 1 답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