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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o life Feb 01. 2023

당신이 떠오른 시간...

일상에서...

 눈을 뜨니 2월이다. 약간의 어이 상실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일은 매일 일어나며, 매월 일어나고, 매년 일어난다. 시간이 하나하나 흘러가면서 숫자를 바꾸고, 그 숫자는 그 옆의 숫자를 그리고 또 그 옆의 숫자를 바꾼다. 어떤 숫자는 앞의 숫자를 따라가고, 어떤 숫자는 앞의 숫자를 밀어낸다. 어떤 숫자는 영원히 겹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숫자의 세상에 살고 있다.


 하루 중에 재미난 숫자를 만나는 시간이 있다. 11시 11분. 같은 숫자 4개가 겹치는 시간. 뭐 22시 22분도 있지만 보통 24시간보다는 12시간으로 오전, 오후를 나누니까 뒤의 숫자는 잘 만나지지 않는다. 빼빼로 데이를 연상시키지만, 그보다 나는 11시 11분을 갑자기 만났을 때 누군가가 나를 그리워하는 시간이거나 내가 누군가를 무척이나 생각할 때 만나게 되는 시간이다.

 그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번씩 들어맞는 걸 보면 빈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왜 11시 11분일까? 모두 합하면 4이고, 4는 ‘사모’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혹은 죽음을 의미하는 죽을 사(死)를 말하며 불길한 의미를 던지기도 한다. 나는 앞의 의미를 더 강조한다. 기왕이면이지 않을까.


 오늘도 우연히 만난 11시 11분.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독서 모임에서 읽는 책인데 아니 에르노의 『얼어붙은 여자』이다. 한참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여성은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여성이라면 응당 이래야 한다는 고정적 생각을 그냥 여성은 하나의 인격체이고,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몇 시인가 싶어 핸드폰을 열었는데 11시 11분. 누가 날 그리워하나. 괜스레 기분 좋아졌다. 뭔가 좋은 일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음…, 로또를 사야 하나.


 하루의 평범한 일상 중에 이런 작은 의미들이 모여 나를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설렘이 좋다. 그건 하루의 즐거움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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