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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ri Feb 09. 2021

반짝반짝 웨딩링 맞추기

남자친구와 결혼식은 생략하고, 양가 부모님들과 식사하고 반지를 맞추는 것만 하기로 결정했다. 전부터도 큰 이유 없이 모두의 주목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느껴왔어서 (아, 물론 결혼이 큰 이유가 아닌 것도 아니지만 ^^;) 결혼식을 생략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게는 좋았던 것 같다.


몇 가지 안 하다 보니 결혼반지는 신중하게 잘 고르고 싶었다. 큰 액수의 쇼핑이기도 하고 평생 낄 것이라 인스타를 통해 이런저런 디자인을 열심히 보았고 마음에 드는 후보를 3개 골라놨지만, 1-2주 계속 보다 보니 소그노주얼리라는 곳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방문예약은 한 군데만 잡았다.




들어가니 작은 룸으로 안내를 받았고, 음료는 커피로 부탁드렸다. 사사로울지 모르겠으나, 커피가 맛있었던 것이 내게는 호감도를 훅 올리기에 꽤 중요한 요소였다.

커피 맛집

상담을 하며 내가 봤던 반지와 그 외의 컬렉션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각각의 옵션도 안내받았다. 이 와중에 반지를 하나씩 손에 껴보면서 반지 랭킹전을 하는 것이 신선했다. 하나의 디자인을 선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오래 걸리는 것을 미안해하는 나로서는 이런 랭킹 방식과 부담스럽지 않게 내 선택을 기다려주시는 것이 특히 좋았다. 심지어 이런 방식으로 하니 나도 남자친구도 '이쪽이 좋아요'라고 바로바로 얘기하는 편이었는지 두분 스타일이 비슷하신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ㅎㅎ (남자친구 결단력이 남다른 것은 인정!)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나, 각 디자인의 모티프가 된 요소들에 관한 설명을 듣는 것도 즐거웠다. 결혼과 연관 지어진 자연 모티프가 많았다.


반지는 결국 처음 고르고 갔던 것으로 선택하였고, 다른 곳 예약을 물어보셔서 예약은 여기만 잡았다고 말씀드리니 내가 고른 반지의 디자이너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이 반지를 골라주셔서 고맙다고 해주셨다. (마음이 몽글몽글)


마지막에 '블루 다이아몬드' 서비스를 안내해주셨다. 이 콘셉트는 예전에 미드 <프렌즈>를 보면서 처음 접했는데, 미국에서는 결혼을 할 때 'something blue, something old, something new, something borrowed'가 있으면 잘 산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것에서 따온 아이디어로 서비스로 블루 다이아몬드를 반지 안쪽에 박아주는 것이었다. 서비스 디자이너로서 이러한 Wow point를 너무 좋아해서 기분이 엄청 설레었다 ㅎㅎ

반지 안쪽에 새기는 문구는 많은 경우 결혼 날짜를 새기지만, 우리는 식을 안 하기 때문에 날짜를 넣기는 애매해서, 서로의 이름을 반지에 'with **'로 새겨서 늘 함께 있는 것처럼 하자고 제안했다.


반지는 제작에 한 달 정도 걸려 지난주에 나와서 찾았고, 생각했던 대로 정말 예쁘게 나와줬다. 그날은 함께 반지를 끼고 픽사의 <소울>을 보며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 칸 떨어져서 앉아야 했지만 ^^;)


마음에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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