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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홍 Jul 21. 2019

돈 많은 백수가 되는 법?

99세 백수



2019년 7월 20일 직업 고민을 주제로 두 번째 소모임이 이루어졌다.
새로 합류하신 분이 계셨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한 분으로 저번과 같은 4명의 사람이 모였다. 처음 주제가 정해지고, 가장 먼저 떠오른 문장이 ‘나는 직장이 아닌 직업을 갖고 싶다!’이듯이 이번 시간이는 초현실적이 문제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의외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만큼 방대하고 어려웠다.

어쩌다 보니 대부분 자신이 원하는 직업으로 이직을 하려는, 혹은 이직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쉽사리 끝맺음을 하기 어려웠을 거라 생각한다.

시작하기에 앞서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에 개인적인 견해를 물었다. 자연스럽게 지금의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나 이직을 결심한 이유 혹은 개인의 취향 혹은 관심사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 던졌던 첫 번째 질문에서부터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냥 어렴풋이 누구나 일정 나이가 되면 첫 번째 직업과 첫 번째 직장을 맞이하기 때문에 확신이 있든 없든 그것은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로부터 출발이 될 것이라는 나의 생각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취향과 관심사라는 것 자체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질에서부터 오는 것이기에 그것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것은 성격으로 이어지고, 업을 선택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저러나,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든 ‘나’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선 직업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것을 생업으로 하고 싶지만, 나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은 디자인인 나의 입장에 가장 쟁점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지향하고 하는 점을 찾기 위한 직업과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직업의 조화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는 의외로 간단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직업 혹은 직장 외의 다른 원하는 일이 없다 하더라도 100% 혹은 그에 가깝게 만족감으로 아침에 일어나 ‘나의 노동’을 맞이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으로 안다. (통계상)
그 만족감은 어디서 오는가를 생각해보면 결국은 나의 노동이 얼마큼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가에서 오는 거라고 어떤 기사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결국 ‘노동’이라는 생산적인 활동은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만족감’이 온다는 이야기다.
나 또한 나의 두 가지 직업 사이에서 많은 고민과 자괴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지난 시간의 내가 나에게 얼마나 무례했는지를 깨달았다.
결국은 마음가짐의 문제로 너무나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있는 게 아니라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택한 직업에도 존중이 필요하다.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는 건 불가능할지라도 나를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직장에도 예의를 갖추고 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행동하는 자신에게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직장인의 공통된 꿈은 ‘돈 많은 백수’라 말한다.
재밌게 풀어보자면 각 나이를 지칭하는 이칭 중 99세를 ‘백수’라 부른다. 99세가 되면 원하든 원치 않든 모두 백수가 되는 것이다. (뜻이 같지 않다 하더라도)
그러니 모두의 꿈인 돈 많은 백수가 되려면 99세까지 돈만 벌어 놓으면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시간도 있고. (너무 회의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길 바랍니다...)
물론 ‘많은 돈’이라는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나에겐 최소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정도의 자금. 조금만 욕심을 부리자면, 남을 도울 수 있을 만큼 여유로운 정도라고 정의하고 싶다.
99세가 되면 저절로 백수가 된다 하여 그때까지 오로지 나 자신만 생각하며 주위에 폐를 끼친다거나 나 자신을 혹사시켜가며 돈에만 매달리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직장과 직업 이 두 사이를 고민한다는 건 일과 삶의 균형. 바로 워라벨(Work-life balance)의 조화로운 균형을 바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만족감은 꼭 ‘사회의 기여’라는 기준 말고도 나를 운영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의 기여로 확장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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