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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Dec 25. 2023

동짓날

추억

눈 덮힌 들판

언 손 호호 불어가며

신새벽 성탄송 부르던

초롱초롱한 아이들

지금은 다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예배시간 알리는 종소리

뎅그렁 뎅그렁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데


재재거리며 떠들던 아이들 소리도

뎅그렁 뎅그렁 종소리도

들을 수 없는 허전함에

하얀눈 소복이 쌓인 들판이

더욱 쓸쓸해 보인다.


그토록 자주 만남으로 이뤄졌던

정나눔의 순간들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을뿐

이젠 각종 디지털 소음들만 찾아든다.


농삿일에 투박해진 손으로

건네주던 몇 줌의 푸성귀에 담긴 온정

여전히 가슴에 남았는데

아무도 찾지않는 북풍한설 동짓날

뜨거운 팟죽 한그릇 속에서

추억을 건져올리며 사람들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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