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눈 덮힌 들판
언 손 호호 불어가며
신새벽 성탄송 부르던
초롱초롱한 아이들
지금은 다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예배시간 알리는 종소리
뎅그렁 뎅그렁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데
재재거리며 떠들던 아이들 소리도
뎅그렁 뎅그렁 종소리도
들을 수 없는 허전함에
하얀눈 소복이 쌓인 들판이
더욱 쓸쓸해 보인다.
그토록 자주 만남으로 이뤄졌던
정나눔의 순간들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을뿐
이젠 각종 디지털 소음들만 찾아든다.
농삿일에 투박해진 손으로
건네주던 몇 줌의 푸성귀에 담긴 온정
여전히 가슴에 남았는데
아무도 찾지않는 북풍한설 동짓날
뜨거운 팟죽 한그릇 속에서
추억을 건져올리며 사람들을 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