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보리밥이라도 배부르게 먹을 수만 있다면 좋았습니다.
허기진 배는 언제나 허전했고
먹거리를 앞에 둔 손길은 늘 분주했습니다.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길은 언제나 사랑으로 가득했습니다.
헐거운 옷만으론 다 가릴 수 없었던
엄동설한의 한기가 살갗을 푸르뎅뎅 얼어붙게 하였지만
서로를 보듬는 마음만은 따뜻했습니다.
미래를 향한 소망은 그저 꿈일 뿐이었지만
그래도 또다시 새론 소망을 꿈꾸었던 것은
현실의 빈한함을 잊을 수 있는
한가닥 위로였기 때문입니다.
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찾아오는 동녘의 햇살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생이 아무리 곤고해도
미래의 소망을 포기할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오늘 스러진 서녘의 햇살은
또다시 새로운 빛으로 찬란하게 떠오를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의 소망은 언제나 빛나고 있습니다.
주께서 다시 오시는 날 그 소망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