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총새를 기리며
물총새는 강변이나 천변 절개지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마련한다.
그리고 그 안에 알을 낳고 품어 새끼를 기른다.
어느 해 물총새는 그 둥지에 알을 낳고
알을 품고 있었다.
여름,
폭우가 쏟아지고
상류에서 댐이 가두던 수량이 너무 많아지자 방류를 시작했다.
해마다 여름이면 그 정도 높이는 무난했던 바로 그곳 물총새 둥지도
삽시간에 방류된 물에 그대로 잠겨버렸다.
며칠 뒤 물총새를 관찰하던 한 방송사 촬영팀이 물총새 둥지를 찾아 안을 들여다봤을 때
물총새는 이미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였다.
그제 본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서 잊히질 않았다.
물총새 둥지 안은 cctv가 설지돼 있었는데
물이 차오르기 직전 물총새의 모습을 그려봤다.
바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까맣게 모른 채
목숨을 잃은 물총새, 그리고 태어나지도 못한 채 사라진 알,,들
가엾은 생명에 애도를 표한다.
다음 생이 있다면
폭우에도 물이 치고 들어오지 않는 안전한 둥지에서 예쁜 물총새로 다시 와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