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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상명 May 07. 2022

마음이 낡는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의 마음들

선풍기 고개가 고장나 시종 달그락거린다.

샤워기 온수가 고장나 이따금 찬물을 끼얹는다.

마음이 거슬린다.

살다 보면 때때로 왈츠를 청해오는 사람들, 마음들, 침범하는 것들.

응할 것인가

아니할 것인가

답하기 전 마음에 되묻는다.

자꾸만 달그락거리는 마음, 가끔씩 찬물을 끼얹는 마음.

고장난 건가

그렇다면 뭐가, 내가? 네가? 뇌가?



마음이지 뭐.

뭐가 고장이 난 건지

뭐가 문제인 건지

알지도 못한 채 새것에 끌리기에 가장 이기적이고


누구보다

마음의 여진을 잘 느끼기에

가장 가엾은 우리.


삶은 가끔

정말 지독할 만큼

매큼한 눈물이 날 만큼 잔인하다.

마음이 낡는다.

분명 원래는 새것이었을 텐데.

"살면서 당하는 일 중에 어떤 건 절대 안 잊혀져."


새것은 다 낡아

나라고 안 그럴 것 같아

다 똑같아

다 네가 자초한 거야

잔인하고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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