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S가 심하신 분들이 계실까요?
전 유난히 PMS가 심한 편입니다.
한 때는 증세가 다시 안 좋아지는 건가 하고 착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반딧불이가 발광하듯 갑자기 잘 조절하던 술이 당기기 시작해서 취하도록 마셔도 밤새 잠을 못 자기도 하고,
온갖 슬픈 생각이 들어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기도 하는 다음 날에는 역시나 그분이 찾아옵니다.
이 건 약으로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증상이 다르니 약으로 안 되는 건 맞겠지만요.
때로는 약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사고를 치는 기간이 대부분 이 때거든요.
술에 취해서 전화번호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전화를 한다거나 뜬금없는 고백을 한다거나,
잘 다스려오던 어두운 면들이 폭발적으로 드러난다거나 합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인 또 다른 자아의 활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건 현생의 저입니다.
이불 발차기를 하며 떠나보낸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또 어김없이 돌아온 덕에 이틀 만에 배달 용기가 쌓이고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고 즐겁다고 마신 술에 술병이 거하게 났습니다.
애써 몸을 일으켜 사부작사부작 치워봅니다.
집 안의 풍경은 마음의 광경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마음이 어지러울 땐 움직임이 둔해지고 어김없이 어지르게 되니까요.
별 수 없습니다. 저지른 자가 치워야지요.
변화는 큰 결심이 아니라 조금씩 치워나가는 과정 끝에 오게 되는 것 같아요.
생각도 눈물도 많아지는 PMS 이 기간에 저 같은 분들이 있을까 싶어 끄적여봅니다.
저와 같은 호르몬의 노예분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