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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물 Aug 28. 2023

삶은 아직도 살만 하지 않습니다.

정신과 치료 그 과정에 서서.



언제부터 망가졌는지는 기억이 없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무너져버린 몸과 어떤 것에도 대응할 수 없는 마음만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지난날을 회고할 기력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병원 갈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할 수 없었다던 상태의 그 당시의 저에 대해서 기억이 단편적으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치료를 시작한 지 어언 2년이 넘었습니다.


삶은 아직도 살만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내가 있습니다.


죽음을 꿈꾸는 이들에게,


아직 숨은 붙어있으니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거창한 이유가 아닌 더 이상은 죽을 용기가 없어서 이 길을 택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보잘것없는 이정표도 있다고 전하고 싶어서 펜을 듭니다.


아직 숨은 붙어있으니까,


살아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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