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기획자 면접 두 번째 이야기
오늘 만났던 지원자는 프로젝트 인턴 경험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여 개발자가 되어도 충분한 것 같은데,
개발이 아닌 기획을 하겠다고 지원하여 찾아왔다.
요즘 청년들은 대학시절 참 많은 경험들을 한다.
학점만 취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회, 동호회 활동을 통해서 자신에게 무엇이 맞는지도 찾아보고
또 전문교육과정을 진학하겠다고 시험 준비를 해보거나
자격증 공부, 인턴쉽 등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온다.
나의 학교생활같이 4년 만에 꽉 채워 졸업을 하기보다는
6~7년을 학교를 다니며 대학시절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졸업을 하는 청년들이 많다.
오늘 만났던 지원자도, 학창 시절에
3~5명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획, 개발의 역할을 다 경험하고
자신이 기획에 더 맞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졸업 후에는 동기들이 모두 개발자의 길로 취업을 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개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IT 회사에 취업했었지만,
수습기간 중 자신의 인생을 까만 코딩 화면 앞에서 보내는 것이 낭비처럼 느껴져 금방 그만두었다고 했다.
졸업 후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기인 만큼 간절함도 느껴졌다.
만 25살. 아직은 그 나이에만 가질 수 있는 해맑음이 있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기획의 실무를 하며 지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면서도
저런 사람이 와서 꿈꾸며 일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하다.
내가 일하는 조직이 조금 더 틀이 잡히고, 개개인이 각자의 몫을 충분히 잘하고 있다면,
참 좋은 조직이 되고 또 저런 기초가 단단하고 때 묻지 않은 신입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좋은 조직을 만드는 것이 나의 숙제, 우리 조직의 숙제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