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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now one Nov 12. 2020

2020.11.12 오늘의 회사 일기

신입 기획자 면접 후기

회사에서 신입 기획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오늘은 두 명의 지원자 면접을 진행했다. 94년생과 95년생, 짤막한 경험들을 가진 사회초년생 들이다.


10살의 나이 차이도 있지만,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어린 직원들을 보면

‘아이고 애기같다’ 라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물론 함께 일할 동료를 뽑는 일이기에 직무능력과 자세, 역량에 대해 직관적으로 평가하지만

부족한 점들에 대해 짧게라도 조언해주고 싶기도 하다.


대부분의 면접엔 마지막 공통질문이 있다.

“회사에 궁금한 게 있으시면 자유롭게 물어보세요”

경력자들은 주로 회사가 개인에게 제공하는 복지나 처우에 대한 질문을 하는데,

오늘 만났던 지원자들은

- 같이 일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기획자가 되고 싶은 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 신입 기획자가 맡을 수 있는 직무의 수준은 어떤 걸까요?

라며, 자신들에게 도움되는 조언을 하나씩 해달라고 했다.

면접에서 뭐라도 얻고 돌아가겠다는 자세가 요즘 사람들 다웠다.


사실 그들이 알아야 할 기획자의 자질이나 요구되는 역량은 오늘의 면접 질문에 모두 담겨있었다.

기획 용어에 대한 지식,

사용해봤던 문서 툴의 종류,

커뮤니케이션 능력,

마찰이 생겼을 때의 대응 방법,

산발적으로 들어오는 업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우리 서비스와 비슷한 타 서비스 사용경험 등이다.


센스있는 지원자라면, 실무 면접관의 질문 속에 있는 의도를 정확하게 알아채고

‘나는 할 수 있다. 경험이 없어도 잘할 수 있다.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와 같이 근거 없는 긍정적인 대답이 아니라,

‘아! 이곳은 이런 역량이 필요한 곳이구나, 내가 진짜 감당할 수 있나? 나의 경험 중에서 그런 역량이 사용되었던 적이 있나?’를 고민하여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한 명의 면접자는 너무도 대답을 잘했다. 같이 면접에 들어갔던 차장님의 표현으로는

“약을 팔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마음에 드는 대답을 늘어놓았다. 우선 1차 합격이다.


그다음 면접자는 딱 봐도 너무 경험이 없구나 싶었다.

동호회를 대규모로 키워봤고 20개도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와 닿는 스토리는 없었다. 성공의 경험이라고 내놓은 것이 너무 구체적이지 않았다.

교수님께 부모님께 칭찬을 많이 듣고 예쁨 받았을 것 같지만

회사에서 조금 힘든 일을 만나면 눈물을 왈칵 쏟을 것 같은 지원자였다.

신입 채용이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은 회사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에 들어오면 현실에 부딪히고 실망할 일이 많을 것이다. 이 지원자는 불합격이다.


내일의 면접자들을 남겨두고 있다.

숨은 보석을 발견하고, 또 그들의 마음을 사는 회사가 되기를 내일 한번 더! 도전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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