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로 살아가기

by 이남지 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예전에 재밌게 했던 일들도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지기도 하고, 뜬금없이 하고 싶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 좋아하던 음식이 질리기도 하고, 새로운 음식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사람에게 말 거는 것을 참 좋아했었는데, 요즘에는 그저 갈등 없이 하루가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일들로 겁쟁이가 되어버린 나는 자꾸 안으로 숨어버린다. 모르는 일이 생겼을 때도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하고, 다른 사람에게 혼이 날까 봐 겁부터 먹는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고 온전히 나로 있는 시간이 평화롭다. 오늘이 가면 또 일상으로 돌아가 하루를 살아갈 텐데, 나는 일상을 피하고 싶다. 계속해서 혼자 있고 싶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마냥 우울한 것은 아니다. 또 내일이 찾아오면 열심히 하루를 살아갈 테고, 내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할 것이다. 다만 나의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


이번에 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전환을 했다. 박사과정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나와 같은 주제를 연구하던 선배는 졸업하셨고, 나는 계속해서 혼자 실험을 하고 있다.


그동안 생각보다 실험이 잘 돼서 그렇게 두려운 마음은 없었지만,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는 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만큼 다른 논문들도 많이 읽어야 할 테고, 더 많이 공부해야 할 것이다.


분명 내가 잘 해낼 것이라는 것을 믿고 있다. 다만 그 과정이 혼자 견디는 시간일 것 같아서 조금은 두렵고 막막하다. 원래 연구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조금 더 편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을 피하면서 다른 사람과 잘 지내기를 바라는 것은 모순된 마음인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마다 내가 더 힘들어지는 까닭으로 나는 또 혼자가 되기를 선택하고 있다.


너무 많은 고민들과 걱정들로 둘러싸여 하루를 보내기보다는 그냥 살아가고 싶다. 나는 나대로, 내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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