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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tyi Knony May 02. 2018

교정용 칫솔을 활용한
우리 아이 양치 효율 높이기

1달 전, 생 후 28개월 된 조카가 집에 놀러 왔다. 자는 모습은 아직도 천사 같다. 웃으면서 성큼성큼 뛰어가는 모습을 보면 내 아들도 아닌데 저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데 무조건 아껴주고 싶은 조카에게서 처음으로 무서움을 발견한 순간이 있었다. 매제가 양치질을 시킬 때였는데 양치질을 (당)하지 않으려는 조카의 저항이 생각보다 강했다. 


머리를 흔들면서 입을 열기 거부하는아이를 달래기는 애초부터 글러 보였다. 한 손으로 아이의 아래턱을 잡고 강제로 아이의 입에 칫솔을 쑤셔넣으면서 양치질을 하려니 부모도 지친다. 재빨리 끝내려다 보니 힘이 들어가게 되고, 이는 아이를 자극하여 통증이나 불쾌감을 유발한다. 말을 못하는 아이는당연히 울음을 터뜨린다. 당황한 마음에 꼼꼼하고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은 포기한다. 조금 찜찜해도 어쩔 수 없다. 치실 사용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아이의 양치질을 직접 해주는 것은이렇게나 어렵다. 난생 처음 치과에 오는 아이들이 겁을 잔뜩 먹고 치료 의자에 앉는 것을 보면 집에서양치질을 힘들게 하는 것의 영향인 듯도 하다. 어떻게 하면 아이와 부모 모두 양치질을 좀 더 편한 마음으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새로운 양치질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 여동생은 물론 자녀의 치아 관리에소흘했다는 자책감을 가지고 치과에 내원한 부모들에게 소개해 주었더니 반응이 괜찮다. 효과가 있고 아이의 저항감이 줄었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그 유용한 팁을 공유하려고 한다.



교정용 칫솔 one tuft는 원래 교정 장치를 장착한 환자의 용이한 양치질을 위해 고안되었다. 일반적인 칫솔의 세정 범위가 장치 근처의 좁은 부분까지 미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체 칫솔이다. 칫솔모의 크기가 만년필 촉과 같이 작아 접근성이 일반 소아용 칫솔보다도 좋다.게다가 치간 칫솔과 다르게 칫솔모의 강도가 제법 있기 때문에 좁은 공간으로의 침투력도 좋다. 연필잡듯이 쥐고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에 있어서도 치실보다 상대적 우위에 있다. 특별하지 않아 보이는특장점들이 우리 아이의 양치질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해주는데 큰 도움을 준다. 




1. 치아 인접면과 치경부  

치과에 내원하는 소아 환자의 우식은 대부분 인접면에 있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이나 치태를 꼼꼼하게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다. 치실 사용이 권장되지만 양치질에 강하게 저항하는 아이들에게 적용하기는 너무 힘들뿐 더러 치실 자체를 사용하는데 익숙지 않은 부모도 많다. 교정용 칫솔 로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칫솔모의 강도가 제법 있어서 단단한 치아에 닿아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모양의 변형 없이 좁은 공간으로도 쉽게 파고들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힘을 주어 칫솔모를 치아 사이에 밀어 넣는다면 인접면에 있던 잔여 음식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치아와 잇몸의 경계를 따라 그리면서 칫솔을 움직인다면 잇몸 깊숙한 부분에 누적된 치태까지 없앨 수 있다. 



2. 치아 안쪽 면(혀가 닿는 면. 입천장이 닿는 면), 맨 뒤 어금니 뒷면  

아이가 앞니는 괜찮은데 어금니를 닦을 때는 많이 힘들어 한다는 부모들의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유치 2~3개 폭경에 상응하는 크기의 칫솔모를 아이의 입안에 넣다 보면 맨 뒤 어금니의 뒷면이나 안쪽 면(입천장이 닿는 면, 혀가 닿는 면)을 필요 이상으로 건드리면서 주위의 얇은 조직에 상처를 낼 수 있다. 입천장 뒤쪽이나 혀의 양쪽 측면 연조직에 있는 구토 반사점을 자극이라도 하게 되면 아이는 불편함과 역함에 발버둥을 친다. 교정용 칫솔의 작은 칫솔모는 소아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양치질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크기가 유치 1개 폭경과 비슷하고 칫솔의 머리 부분도 작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아이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구토 반사점 혹은 잇몸이 얇아 상처를 입기 쉬운 입천장이나 혀쪽 조직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 할 수도 있다.






소아 못지 않게 치과공포감이 많은 성인 환자들도 종종 접한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치아 및 치주조직이 이미 많이 악화된 상태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집 앞 시내만 나가도 눈에 밟히는 것이 치과의원인데도 치료 받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 것에는 막연한 두려움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과학적인 증거와 입증 가능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치과공포감의 근원은 유아기 때의 아찔한 양치질 경험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점에서 지금 소개한 양치질 팁이 마냥 소소한 것이 아닐 수 있다. 한 개인의 평생 구강건강을 이롭게 하는데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키즈 패션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AMANG 5월호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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