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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Jul 31. 2019

생일 축하는 카카오톡으로

생일날 감사 일기 쓰다가 나도 모르게 쓰게 된 글

생일을 맞이한 나에게 보내는 편지      

생일입니다. 

2012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그렇게 길어질지 예상하지 못했던 유학시절을 보내면서 거의 7년 만에 한국에서 보내는 생일이다. 

유학을 떠날 때도 생일을 앞두고 떠났다. 왠지 생일을 하고 가면 그 자리가 부모님께 죄송한 자리가 될 것 같아, 눈물 한 방울이 날 것 같아 생일 전에 출발하는 것으로 비행기 티켓을 끊었던 나이다.       

그런 시간이 지나 이제 내가 너무는 나의 집이 한국에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생일을 맞는다. 아침이 씻고 나오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의 전화가 각각 와있다. 가족으로부터 생일 축하메시지를 음성으로 실시간으로(아.. 단어가 너무 학문적이야) 받는다는 것은 작아보이지만 정말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이자 행복이다. 감사하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 이렇게 생일을 축하해주심에 감사하다. 아버지와 어머니로 인해 이 세상으로 제가 초대를 받아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출근을 하고 퇴근까지 참 많은 축하를 받았다. 따스한 우리 부서원분들이 챙겨주시는 케익, 몇 년 동안 못 보았지만 전해주시는 따스한 생일 축하 메시지, 미안할 정도로 전해져오는 카톡을 통한 선물들! 감사합니다.     

한 친구가 내게 말했다. “네가 해외 있을 때는 카톡으로 선물을 줄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한국에 와 있으니 선물을 이렇게 줄 수 있어 정말 좋다!” 이 친구의 메시지가 말하듯 생일은 맞는 그리고 축하하는 우리의 문화는 참 많이 바뀌었다. 한때는 모든 생일 축하의 메시지가 페이스북으로 이뤄졌었다.페북에 “생일 축하 메시지 남기기” 활성화 기능이 남아 있을 때 즉, 하루라는 정해진 기간 안에 생일을 맞은 이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 이유는 심플하다. 1) 페북을 참 많이 사람이 사용했고, 2) 페북에 생일 알람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지인의 생일 기억하지 못한다. 인간이 외울 수 있는 숫자는 그 양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 그 한정된 숫자 안에서 혹은 소중한 숫자의 암기조차 기기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에게 (소중한) 타인의 생일 기억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생일은 반복으로 인해 그 숫자정보가 장기기억으로 넘어간 가족의 생일이 아닐까 한다. 그런 상황에서 생일 날짜를 알려주는 페북은 참으로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였다. 소중한 이에게 축하를 건낼 정당한 이유를 주는 날이기에!      


그런 생일 축하의 매체가 카카오톡으로 넘어왔다. 물론 그 이유에는 1) 페북 이용자의 축소가 있을 것이다. 다들 페북 어카운트는 있지만 그것은 이제 정보접근용으로 쓰이지 커뮤니케이션의 용도로는 잘 쓰이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카톡은 페북처럼 2) 생일에 대한 알림을 제공한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메신저는 카카오톡이다. 페북 아이디가 없는 친구는 있어도 카카오톡 아이디가 없는 친구는 거의 없다. 그렇기 우리는 “나와 자주 연락하는 이의 생일”을 카카오톡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카카오톡 인터페이스가 너의 카카오톡 친구인 이 사람의 생일이 오늘이야 라고 외치듯 생일자의 아이디는 상단에 도출된다. 우리는 쉽게 그 사람의 아이디를 클릭해서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한다. 거기에 3)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이 우리를 참 편하게 해준다. 말로서의 축하가 아닌 물질로서의 축하를 보내고 싶을 때 과거의 방법은 참으로 복잡했다. 무엇을 원하는지를 물어야 하고, 원할만한 물건을 정말 열심히 찾아야 하고, 안 알려주려는 주소를 물어야 하고,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서 주문을 해야하고, 혹은 직접 만나서 전해줄 시간도 찾아야 한다. 그렇기에 근거리에 살고 있는 혹은 자주보는 지인이 아닌 경우에는 생일을 축하하기가 참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은 몇 번의 클릭으로 우리가 나의 소중한 사람에게 언어를 넘는 축하를 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카카오톡이 가진 선물의 다양성 또한 우리가 카카오톡을 통해 생일을 축하하게 만들었다. 무엇을 줄지 고민하는 이에게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커피 선물하기라는 옵션은 우리의 고민을 덜어간다. 특히 가격부담도 크지 않다. 적절하게 커피 한잔을 좀 더 큰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이에게는 커피 두잔과 케익을! 카카오톡 선물하기 메뉴 중 커피는 우리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참 착한 메뉴이다. 단순한 커피를 넘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없는 선물이 없다. 이 부분은 정말 카카오톡이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닌 쇼핑몰이라고 불려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든다. 카카오톡에서 정말 웬만한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생일 나는 안마기를, 책을, 도라에몽 무드등을 선물로 받았다. 정말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카카오톡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나의 카카오톡 선물함은 가득 차 있다. 부자가 된 느낌이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커피의 경우, 2인 세트를 보내준 경우가 많은데.. 하하 어서 함께 먹을 사람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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