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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May 01. 2024

나무 데크 깔기

MAtt's Toy Workshop

저의 오래된 아파트는 당시 유행하던 체리색으로 온통 인테리어가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베란다 타일까지 체리색입니다. 체리색은 당시 최고 유행하던 색이었을 테고 또 수십 년을 기다리면 유행이 한 바퀴 돌아 이게 참 좋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걸 꼭 바꿔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수년 전부터 나무 데크 타일을 기웃거렸어요. 하지만 선뜻 사지 못했는데 한 장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것 같아도 맘먹고 깔려면 상당히 많이 필요해서 가격이 만만치 않았거든요. 


가격도 그렇지만 타일 아래 쌓이는 먼지와 곰팡이는 어쩔 거냐는 아내의 반대도 컸고요. 하지만 유튜브에 누군가 설치 후 몇 년이 지나 걷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멀쩡하다는 리뷰를 보고 지름신이 후광을 활활 불태우며 강림하셨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헤링본 무늬도 있더라고요. 


결국 자그마치 90장이나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여하튼,



성형 전...



성형 후...


이제 맨발로 베란다를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제멋대로 컬렉션 된 화분들도 어쩐지 정갈해 보입니다. 



헤링본 타일이 격자 무늬보다 예쁘지만 크기가 맞지 않으면 사용하기 힘들어요. 바둑판 모양의 타일은 나무 블록 모양을 따라 칼이나 가위로 자를 수 있지만 헤링본은 원하는 크기로 만들려면 나무까지잘라야 합니다. 직쏘톱이 있으면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고정되지 않는 나뭇조각도 생기죠. 완전히 고정되지 않는 나무는 나사못을 더하거나 글루 건으로 붙였습니다.  



실컷 시공하고 나서야 방수 코팅을 하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걷어내고 안쪽에 발수 코팅 스프레이 한 통을 다 펴 발랐습니다. 처음 설치할 때 생각했으면 좋았을걸 싶다가도 타일을 걷어내는 일도 크게 어렵지 않구나 시험해 본 셈 치기로 했어요. 


고민이 조금 짧았을 뿐인데 몸은 아주 길게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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