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Toy Workshop
3D 프린터가 처음 대중에 소개되었을 때 Thingiverse에서 발견한 파일입니다.
https://www.thingiverse.com/thing:614366
이렇게 멋진 디자인을 원하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데 신기해 출력을 했습니다.
마침 SLA 방식의 프린터를 사용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밀한 출력이 가능해서 원래 디자인보다 작게 출력했었어요.
부품을 손질하고 세척한 다음 깨끗하게 말리고는 서랍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잊고 말았습니다.
작업실을 정리하면서 다시 발견했습니다. 다시 살펴보니 SLA 프린터로 출력했는데도 결이 보입니다. 그때는 이 정도 품질만으로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은색으로 표현한 다음 오랜 시간 잊혀 부식이 된 모습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크롬 도색은 표면에 민감해서 먼지를 꼼꼼히 털어줍니다.
몇 년 전에 등장한 크롬 마커 덕분에 은빛으로 빛나는 색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관절 안쪽을 검은색으로 표현하기 위해 마스킹을 합니다.
처음에 검은색을 칠했으면 그 위에 크롬 마커를 칠할 수 있어 작업이 쉬웠겠구나 조금 후회했습니다.
그래도 깨끗하게 떨어지는 마스킹은 언제나 기분이 좋습니다.
단조로운 넓은 면은 금색을 옅게 펴 발라 주었습니다. 아크릴 물감입니다.
양각으로 표현된 장식선은 구리색으로 칠해줍니다.
서로 다른 색이 만나는 부분은 먹선을 넣어 강조합니다. 검은 에나멜 잉크는 아크릴 물감에 손상을 주지 않습니다. 시너로 먹선이 튀어나온 곳을 닦아줍니다.
흔한 로봇 중에 하나로 보이고 싶어 습식 데칼을 붙여줍니다. 예전에 기계스러운 곳에 쓰려고 잔뜩 만들어 두었습니다.
데칼로 고고한 로봇 디자인을 좀 더 평범해 보이게 하고 싶었는데 너무 눈에 띕니다. 부식을 그려 넣을 때 톤을 낮춰주어야겠습니다.
부식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저는 붓으로 그리는 쪽을 좋아합니다. 다른 방법보다 인위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자리에 부식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상상할 수 있어 좋습니다.
부식으로 망가진 검은색 주변에 주황색으로 번진 부식을 표현합니다.
부식으로 부서진 부분과 번진 부분 사이 진한 벽돌색으로 부식을 강조합니다.
이제 부품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관절은 우레탄 줄로 엮어줍니다. 머리와 가슴, 가슴 허리 다리로 각 한 줄씩, 그리고 양 팔은 가슴을 통과해 고정합니다.
그리고 머리를 고정하기 위해 남겨둔 뒤통수를 끼워줍니다.
고정이 끝나고 돌린 눈동자와 마주쳤습니다.
움직이는 부위는 검은색으로 고이고 흐른 기름 흔적을 표현합니다.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은 기계의 관절은 오일 씰이 망가져 있습니다.
다 만들고는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 버린 커다란 장난감 통에 넣어 두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습니다.
https://youtu.be/cq4BjAR8gtw?si=6JCaQ821fvEY_GD4
금속성의 가늘고 긴 디자인의 독특한 분위기가 좋아서 책장에 잠시 올려 두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