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예전에 보던 만화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문구가 생각났다.
"너와 우리의 판단 차이는 경험에 기초한 거야. 하지만 그런 것에 기댈 필요 없어. 선택해. 너 자신을 믿든가, 나와 이 녀석들, 조사병단이라는 조직을 믿든가. 난 모르겠다. 줄곧 그랬어. 자신의 능력을 믿어도, 신뢰하는 동료의 선택을 믿어도 결과는 아무도 몰랐어. 그러니 뭐, 마음껏 후회가 남지 않는 쪽을 선택해."
뭐가 좋은 선택인가? 내가 한 선택은 좋은 선택인가?
그런 선택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선택한 대로 살아지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이직해야만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그냥 남은 사람들은 남은 사람들의 선택지가 펼쳐질 뿐이고 이직을 선택한 사람들은 이직에 따르는 선택지가 펼쳐질 뿐이다.
그래서 선택은 최악의 선택지만 피할 수 있다면 그 이후에 따르는 미래의 경우 중 가장 최선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이라는 인풋을 최대한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최악의 선택지만 피했다면, 내가 마음이 끌리고 그렇게 하고 싶은 선택지가 어쩌면 후회를 최소화하고 내 선택에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내 의사로 선택했다면 이후에 다가올 후회와 고통도 내가 다 받아들일 수 있다.
행복도와도 연관이 높은 것 같다. 자기 선택권과 자기 주도성이 높은 사람들이 행복하다. 조금 추억 보정 섞어서 그래서 스타트업에는 삶에 만족하는 동료들이 많았던 것 같기도.
가장 최악의 선택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포기형 선택이 아닐까 하는데 아무래도 상황을 탓하며 살게 되기 때문이다.
보통 선택은 선택지가 비슷한 효용을 가지고 있거나 어느 한쪽도 포기하기가 어려울 때 고민을 동반한다. 그래서 선택은 어떤 것을 고르는 것보다 어떤 것을 포기할지에 가깝다고 했던가. 결단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한쪽을 잘라내듯이 이 깍! 깨물고 포기해야 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선택은 때론 아프겠지. 하지만 선택할 때마다 늘 참아내고 아팠던 만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걸고 나에게 더 필요한 것을 해왔겠거니.